“접촉자 0명” 제자들과 유럽 다녀온 발레 강사, 완벽한 ‘격리 작전’

국민일보

“접촉자 0명” 제자들과 유럽 다녀온 발레 강사, 완벽한 ‘격리 작전’

입력 2020-03-30 16:49 수정 2020-03-30 18:1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자의 안전 귀가를 위해 해외입국자 전용 KTX칸과 공항버스가 운행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영국 런던 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방역관계자들에게 KTX와 지방 이동 등에 대한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에서 귀국해 지난 28일 김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발레학원 강사가 모범적인 자가격리 사례로 꼽히고 있다. 공항 도착 직후부터 ‘첩보 작전’ 같은 격리 방안을 세워 접촉자가 ‘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김포시에 따르면 서울 방배동의 모 발레학원 강사인 A씨(35)는 지난 4일 고등학생 제자 3명과 함께 유럽으로 출국했다. 제자들의 예술학교 입시 시험이 예정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되면서 시험이 줄줄이 취소됐다. 일정을 이어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A씨는 제자들과 호텔 객실에만 머물며 항공권을 알아봤다. 생필품을 구입할 때 빼고는 객실을 벗어나지 않았고, 외출할 때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어렵게 비행기표를 구한 A씨는 제자들과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이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 한국에 있던 가족들은 자가격리 방안을 마련하고 분주히 움직였다. 먼저 A씨의 부탁을 받은 그의 아버지가 공항에 차량을 미리 준비해뒀다. 귀국한 A씨가 제자들을 태우고 직접 운전해 격리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A씨는 이 차량으로 제자들과 김포시 하성면에 위치한 한 전원주택으로 이동했다. 제자 중 한명의 부모가 ‘공동격리’를 제안했기 때문이었다. 인천, 경기 목동, 경남 김해, 김포 등 각자의 거주지로 흩어지면 접촉자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였다.

전원주택은 공동격리를 제안한 제자의 부모가 마련해둔 장소였다. 방이 4개, 화장실이 3개로 서로 접촉을 피하면서 생활하기에 적합한 조건이었다.

A씨와 제자들은 다음 날인 27일 김포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도 받았다. A씨는 28일 확진 판정을 받아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제자 3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포시 관계자는 “A씨 일행의 동선을 조사한 결과 접촉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명한 대처와 자가격리 수칙 준수로 다른 자가격리의 모범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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