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부모는 여행갔더라” ‘20만’ 분노케 한 엄마의 절규

국민일보

“가해자 부모는 여행갔더라” ‘20만’ 분노케 한 엄마의 절규

입력 2020-03-31 10:12 수정 2020-03-31 14:14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국민일보

중학생 딸이 같은 학년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며 가해자의 엄벌을 호소한 피해자 어머니의 국민청원이 20만명 참여를 돌파했다.

이 청원은 지난 29일 “‘오늘 너 킬(KILL)한다’라며 술을 먹이고 제 딸을 합동 강간한 미성년자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했다.

자신을 피해자의 어머니라고 밝힌 청원자는 “지난해 중학교 2학년이던 딸이 같은 학년 남학생 2명으로부터 계획적인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1시쯤 가해자들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오늘 너 킬 한다’며 제 딸에게 술을 강제로 먹였다”며 “가해자들은 범행 장소를 찾으며 기절한 제 딸을 땅바닥에 질질 끌고 키득거리며 CCTV가 없는 28층 아파트 꼭대기 층 계단으로 갔다”고 썼다.

이어 “가해자들은 제 딸의 얼굴을 때리고 침을 뱉으며 가위바위보를 해 순서를 정한 뒤 강간했다”며 “국밥을 먹고 와 다시 폭행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는 정형외과에서 전치 3주, 산부인과에서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후 가해자들이 2차 가해를 통해 딸을 괴롭혔다고도 했다. 청원자는 “가해자들은 학폭위(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던 날 불참하고 10명의 친구 무리와 돌아다니다가 제 딸을 보고 이름을 부르며 쫓아왔다”며 “제 딸이 도망가서 신고해 경찰 도움으로 집에 온 적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은 몇 시간을 울고 흉기로 자해까지 시도했다”며 “가해자들은 친구들에게 제 딸을 ‘술 먹여 건드렸다’고 이야기했다. 그게 소문이 나 우리 가족은 집을 급매로 판 뒤 이사했고 딸은 전학을 갔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의 부모는 변호사를 고용하고 가족여행을 다녀왔더라”며 “변호사와 함께 모든 사실을 부인하자며 범죄를 은폐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며 “가해자들은 중죄를 지은 성범죄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폭력처벌법에 근거해 반드시 10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의 엄벌을 받아야 한다”며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않고 악질적인 범죄자들을 보호하는 소년보호처분 체계를 반드시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 부모의 호소가 담긴 이 청원은 게시 이틀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참여를 넘겼다. 31일 오전 10시 기준 20만7071명이 동참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나 부처 장관 등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사건과 관련해 인천 연수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가해자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과 피해 여중생을 각자 부모가 동석한 가운데 조사했으며 가해자 중 한 명의 DNA를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지난 1월 3일 학폭위를 열고 가해자 2명에게 출석정지 3일과 함께 강제 전학 처분을 내렸다. 현재 가해자들은 인천 지역 다른 중학교 2곳으로 각각 옮겨 재학 중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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