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 상대 뒤쫓다 잠든 환자를…요양병원 ‘칼부림 사건’ 의문

국민일보

말다툼 상대 뒤쫓다 잠든 환자를…요양병원 ‘칼부림 사건’ 의문

경찰 “‘무동기 살인’ 가능성 있어”

입력 2020-03-31 16:26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전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같이 입원해있던 환자를 살해한 피의자의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다른 환자와의 말다툼이었는데, 이와 관련 없는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석연찮은 경위에 의문이 남는다.

31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피의자 A씨(62·구속)는 지난 27일 오전 2시쯤 전주의 한 요양병원 6층 복도에서 전동 휠체어를 탄 환자 B씨의 옆구리를 흉기로 찔렀다. 새벽에 술을 마시고 병실에 들어온 A씨는 B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화를 참지 못해 복도로 나간 B씨를 따라가 한 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배를 다친 B씨는 전동 휠체어에서 내려 계단을 타고 위층으로 달아났다. 이를 뒤쫓던 A씨는 이내 병실로 돌아와 맞은편 병실에 누워 있던 C씨(45)의 목과 가슴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숨진 C씨가 잠든 상태에서 갑작스레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C씨의 몸에서 흉기를 막을 때 생기는 ‘방어흔’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C씨는 A씨·B씨의 말다툼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마비증세로 신체 일부를 제대로 쓰지 못했던 데다 언어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A씨와 별다른 원한 관계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살해 동기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C씨를 살해한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한 상태다. A씨는 흉기를 휘두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경위에 대해서는 “당시 술을 많이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병원에서 확보한 CCTV,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B씨를 흉기로 찌른 것은 앞선 말다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C씨를 살해한 동기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조사 결과에 비춰보면 특별한 이유 없이 저지른 ‘무동기 살인’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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