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약 바른 고기를…” 가짜뉴스에 일어난 ‘개 집단 독살’ 사건

국민일보

“쥐약 바른 고기를…” 가짜뉴스에 일어난 ‘개 집단 독살’ 사건

입력 2020-04-02 06:01
EPA연합

레바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한 사람들이 개를 독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현지 한 방송에서 “개가 코로나19의 매개체가 된다”고 보도한 뒤 일어난 일이다.

중동 매체들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동물 보호 활동가들은 최근 SNS에 바닥에 쓰러진 개의 사진과 영상을 연이어 게시했다. 사람이 먹인 독약에 거품을 물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이들은 개가 코로나19의 매개체라는 한 현지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믿는 반려인들이 개를 갖다 버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했다. 또 “이에 그치지 않고 일부 주민이 독극물이나 쥐약을 바른 먹이로 개나 고양이를 유인해 죽이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며 분노했다.

동물 보호 활동가인 조 말루프는 트위터에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무시하는 일부 무지한 사람이 개를 죽이려고 거리에 독을 바른 고기를 놨다”며 “죽을 만큼 괴로워하는 개를 보라. 그들은 범죄자”라고 비난했다. 이어 “심지어 개를 키우는 집의 정원이나 테라스에서도 독극물을 바른 고깃덩어리를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논란이 된 보도는 지난달 28일 레바논 MTV에서 나왔다. 방송은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근거 없는 내용이라는 항의가 쏟아지자 MTV 측은 온라인에 게시했던 해당 보도 영상을 삭제했다.

실제로 MTV 보도가 사실인지에 대한 분석은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현재로서는 개나 고양이가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킨다는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다만 홍콩과 벨기에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키우는 개와 고양이가 확진 판정을 받은 적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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