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다고 설레하던 남친, 10대 무면허 운전에…” 여친 페북 글

국민일보

“대학 간다고 설레하던 남친, 10대 무면허 운전에…” 여친 페북 글

입력 2020-04-02 10:14
10대 무면허 운전자가 몰던 차량. 오른쪽은 피해자 여자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MBC, 페이스북 캡처

면허가 없는 10대 소년이 몰던 차량에 치여 사망한 대학 신입생의 여자친구가 “사람이 이렇게 비참하게 죽었는데 촉법소년이라는 게 적용될 수 있느냐”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숨진 대학생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1일 페이스북에 “2020년 3월 29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에 제 남자친구는 별이 됐다”며 “대학교에 간다고 설레하던 모습이 엊그제인데 입학은커녕 꿈에 그리던 학교에 가보지도 못하고 너무 억울하게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A씨 남자친구(18)는 사고 당일 대전 동구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중앙선을 침범해 돌진한 차량에 치였다. 부상을 입은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면허가 없는 10대 소년 B군(13)이었다. 당시 차량에는 B군 등 8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서울에서 주차돼 있던 렌터카를 훔쳐 대전까지 차를 몰고 왔고, 자신들을 추격하는 경찰차를 피해 달아나다가 사고를 냈다. A씨 남자친구와 충돌하기 전에는 택시와 접촉사고도 냈다.

A씨에 따르면 사망한 남자친구는 평소 집에서 가장 역할을 했다. 배달 아르바이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강이 늦어지자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하던 일이었다. A씨는 “항상 자기는 사고가 나도 죽지 않는다며 걱정하지 않게 얘기해주고, 헬멧도 항상 착용하며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사람이었는데 잠깐 그 몇초의 순간에 의해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이 사고의 가해자들, 총 8명의 2005~2006년생 남자·여자 아이들은 서울에서부터 차를 훔쳐 타고 다니며 대전IC까지 내려왔다”면서 “그 차량은 신호를 전혀 지키지 않고 역주행도 해가며 경찰차를 피해 도주하던 중 마지막 퀵서비스 배달을 하던 내 남자친구를 쳤다”고 했다.

이어 “그 후 가해자들은 뒤도 보지 않고 200m를 더 도주한 뒤 차를 세워 도망갔다”며 “그 당시 여자아이 하나가 경찰에 잡히고 ‘저 너무 힘들어요’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사람을 죽이고 간 상황에서 그 여자아이는 어떻게 떳떳하게 그 말을 할 수 있느냐”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B군 등 8명 중 6명을 잡았고, 나머지 2명은 달아났다가 같은 날 오후 서울에서 검거됐다. 운전자 B군은 소년원에 입소했고, 나머지는 일단 귀가조치된 상태다.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경우 사회 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의 처분이 가능하다.

A씨는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운전자 한 명만 소년원에 송치됐는데, 이 운전자 역시 처벌을 안 받을지도 모른다”면서 “아직은 미성숙한 아이들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기에 촉법소년이라고 규정해 보호하는 것인데,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도망친 저 아이들이 미성숙하다고 생각할 수 있느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저런 짓을 하고도 가해 아이들은 죄책감도 없이 얼굴을 들고 평소와 같이 행동하고 웃고 다닌다. 마음가짐이 성인보다 미성숙한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처벌을 미미하게 받을 것이라는 걸 분명 인지하고 웃고 있을 것”이라며 “제발 남자친구가 억울하지 않도록,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렌트카 훔쳐 사망사고를 낸 10대 엄중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도 글에 첨부했다. 지난달 31일 등록된 이 청원은 2일 오전 10시 기준 18만6919명의 동의를 얻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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