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림픽 연기 비용 덤터기 쓸 판… IOC와 줄다리기

국민일보

일본, 올림픽 연기 비용 덤터기 쓸 판… IOC와 줄다리기

교도통신 “IOC, 추가 비용 분담 요청 동의하지 않을 것”

입력 2020-04-03 06:00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지난해 7월 24일 도쿄 국제포럼센터 회담장에 나란히 앉아 있다. 신화뉴시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이 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 분담을 놓고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올림픽 연기를 전화 한 통으로 합의했지만, 양측 실무자는 덤터기를 쓰지 않기 위해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2일 도쿄올림픽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IOC가 일본의 추가 비용 분담 요청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올림픽 연기는 일본 정부(아베 총리)의 요청을 IOC(바흐 위원장)가 응답한 결과로 이뤄졌다. 따라서 IOC가 추가 비용을 책임질 리가 없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과 아베 총리는 지난달 24일 전화 통화에서 올림픽 연기를 결정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바흐 위원장과 통화를 마치고 도쿄 총리관저를 나와 만난 기자들에게 “올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고, 바흐 의원장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올림픽 연기는 아베 총리의 제안을 바흐 위원장이 받은 형태로 결정된 셈이 됐다.

IOC는 그 이튿날인 같은 달 25일 집행위원회에서 바흐 위원장과 아베 총리 간 합의를 승인했다. 당초 예정된 날보다 364일 뒤로 미뤄 내년 7월 23일로 지정한 새로운 개막일은 지난달 30일 IOC,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도쿄도의 협의로 확정됐다.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모든 절차가 이뤄졌다.

하지만 손실 비용을 계산하는 일만큼은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다. 올림픽 1년 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은 최대 3000억엔(약 3조4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자연재해와 같은 예비비로 270억엔(약 3080억원)을 확보했지만, 이 금액은 추가 비용 추산치에서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

도쿄올림픽의 주요 이해관계자는 IOC, 일본 정부, 도쿄올림픽 조직위, 개최지 지방자치단체인 도쿄도다. 그중 일본 측 실무 조직인 도쿄올림픽 조직위와 도쿄도가 먼저 손실 분담을 놓고 IOC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주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IOC에 추가된 비용을 분담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그 이후에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방송에 출연해 “IOC도 책임져야 한다”고 고이케 지사를 지원했다. 고이케 지사와 모리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한 IOC 주요 인사의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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