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서 몰래 녹음하던 친모…” 구하라 친오빠가 올린 글

국민일보

“장례식장서 몰래 녹음하던 친모…” 구하라 친오빠가 올린 글

입력 2020-04-03 14:15 수정 2020-04-03 18:03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고(故)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씨가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구씨는 “어제 실화탐사대 보시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평소 자주 즐겨봤던 판을 통해 간단히 심경을 적어보려 한다”며 어린 시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저희 남매는 친모에게 버림 당하고 힘든 과정을 거치며 커왔다.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혹시나 놀림당할까, 혹시나 따돌림 당할까 싶어서 어렸을 때부터 존재하지 않던 엄마가 있는 척 해보기도 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엄마가 많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 그리웠다”고 전했다.

그는 동생이 극단적인 시도를 한 것이 몇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구씨는 “동생의 극단적인 시도가 있을 때마다 저는 일하다가도 팽개치고 서울로 올라와서 동생을 돌봤다. 기사화 되지 않도록 소속사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보안이 철저한 병원을 찾아 동생을 옮기고 또 옆에서 종일 지켜보면서 안정이 되면 퇴원을 시켰다. 더 자주 연락하고 자주 보려고 노력했는데 바로 그때 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바람에 저는 소식을 듣고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그는 “지인들,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하라의) 마음 한곳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곳이 있었다”며 “좋은 남자를 만나게 되면 좋아질까 싶어서 소개도 해주고 응원도 했지만 좋은 인연이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최씨 사건이 터지게 되었고 저는 너무나 화가 났다. 그때 동생은 ‘자신이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괜히 건들다가 사건만 커진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동생은 의사 선생님 권고에 따라 친모를 만나면 도움이 될까 싶어 수소문 끝에 친모와 만난 적이 있다. 하지만 안 만나는 것이 더 좋을 뻔했다. 친모를 만나면 그 동안의 마음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아물 줄 알았는데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허망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구씨는 친모가 동생의 유산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구씨는 “장례식장에서 친모는 자신이 상주복을 입겠다고 하여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저희를 버리고 떠났던 친모가 갑자기 상주인 것처럼, 하라 엄마라면서 나서는 것 자체가 너무나 싫었고 소름이 끼쳤다”며 “빈소에서 친모와 이야기를 하는데 휴대폰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대화 내용을 녹음하고 있었다. 당시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그 자리에서 녹음파일을 삭제하고 친모를 쫒아냈다. 그러자 친모는 저를 손가락질 하면서 ‘구호인 너 후회할 짓 하지마’ 하고 떠났다”고 고백했다.

그는 부동산에서 있었던 일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동생이 살아 있을 때 팔았던 부동산이 있었다. 매수인은 잔금을 치르고 이사를 와야 하는데 동생이 사망신고가 되는 바람에 이도 저도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면서 “부동산 중개인께서 친모 연락처를 물었고 연락처를 전달했다. 친모는 변호사 명함을 보내 놓고는 모든 것을 그 변호사에게 위임하였으니 그 쪽으로 연락하라고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잔금을 치르기 위하여 매수인과 함께한 자리에 그 변호사 두 분이 오셨다. 그분들은 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일단은 5대 5로 받고 나중에 정리하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친모 쪽에서는 그냥 제가 가만히 있으면 그대로 동생 재산의 절반을 가져가겠다는 생각인 것 같아서 너무나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구씨는 ‘구하라법’ 입법을 요구하는 청원글을 설명했다. 그는 “법이 개정되거나,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더라도 저희 사건에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다. 앞으로 양육의무를 버린 부모들이 갑자기 나타나 상속재산을 챙겨가겠다고 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면 그래도 괜찮다”며 “이 법의 이름이 동생의 이름을 딴 구하라법이 됐으면 좋겠다. 동생이 가는 길 남겨 놓은 마지막 과제라고 생각한다. 동생으로 인해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오빠로서 남기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국회 온라인 청원 사이트 국민동의청원(입법 청원) 홈페이지에는 ‘구하라법’ 입법 청원글이 올라왔다.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부양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경우도 상속결격사유로 추가하고 기여분 인정 요건을 완화하는 민법 개정에 관한 내용이다. 해당 청원은 한달 내 10만명을 돌파하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회부돼 정식 심사될 예정이다.

김지은 객원기자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