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격론 끝에 “마스크 착용 권고”로 선회…트럼프 “난 안 써”

국민일보

미국, 격론 끝에 “마스크 착용 권고”로 선회…트럼프 “난 안 써”

입력 2020-04-05 08:28
트럼프 “의료용 아닌 천 마스크 사용 권고”
의료용은 의료진을 위해 비축해야
일부 당국자 “광범위한 마스크 사용, 공포 초래”
보건 당국자 “폭발적 감염 막기 위해 마스크 필요”
워싱턴포스트 “트럼프, 찬성했지만 열정적이진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국민에게 마스크 등 안면 가리개 착용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조언일지라도 나는 그것(마스크)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나라) 대통령, 총리, 독재자, 왕, 여왕을 맞이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DC가 미 국민이 외출할 때, 그리고 공공장소 등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자발적으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릴 것을 권고했다”면서 “의료용 마스크가 아닌 천 마스크 등의 안면 가리개를 권한다”고 말했다. 의료용 또는 수술용 마스크는 일선 의료진을 위해 비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미국 정부의 이번 방침은 아프지 않은 사람은 마스크가 필요하지 않다는 기존 방침을 지침을 뒤집은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새로운 지침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막판까지 격론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최대 쟁점은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모든 미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권고사항으로 할지, 아니면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타깃으로 국한할지 여부였다.

일부 고위 당국자는 광범위한 마스크 사용은 불필요하며, 공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정치 참모들도 모든 사람들에 대한 마스크 착용에 반대 입장을 펼치며 제한적으로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지역에 한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쪽으로 방향이 기울었다.

그러나 CDC를 포함한 보건 당국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보건 당국자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더딘 지역에서 폭발적인 감염을 막기 위해선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DC는 이미 지난주 후반부터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을 추진해왔다.

WP는 보건 당국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트럼프 행정부가 마스크 착용이라는 원안을 다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광범위한 마스크 사용 여부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설전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도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이라는 새로운 권고에 동의했으나 열정적인 자세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WP는 또 미 당국자들이 이번 지침과 별도로 집중 발병지역들을 시작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천 마스크를 미 가정에 나눠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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