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청결, 코로나 막았다” 자화자찬식 보도 빈축

국민일보

“일본의 청결, 코로나 막았다” 자화자찬식 보도 빈축

입력 2020-04-05 11:17
일본의 한 매체가 일본은 청결이 습관화돼있는데다 집에서 신발을 벗고 대중교통에서 떠들지 않는 문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됐다는 자화자찬식 보도를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응원을 보내는 보수 네티즌들조차 “쳥결과 은폐조차 구분 못한 기사”라며 혀를 차고 있다.

지난 3일 도쿄 긴자지역 심바시역 근처에서 한 일본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걷고 있다. EPA연합

논란이 된 기사는 일본 주간지 ‘슈칸포스트(週刊ポスト)’의 4월 16일자 최신호에 ‘일본인의 습관이 코로나 감염 방지, 신발을 벗고 전철에서 과묵 등’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이다. 해당 기사는 지난 3일 슈칸포스트 인터넷판인 ‘뉴스포스트세븐’을 통해 일본 포털사이트 등에 전송됐다.

슈칸포스트는 일본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억제에 성공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본의 사망자 수 또한 세계 각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고 주장했다.

슈칸포스트는 “일본은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과 경제적 교류가 깊고 인적교류도 활발해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세계 각국은 그 예상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대규모 감염이 나오지 않는 첫 번째 요인으로 일본인의 청결함을 꼽았다. 매체는 지난달 24일 독일 국영방송 ‘독일의 소리(Deutsche Welle)’가 이를 분석한 특집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독일의 소리’가 일본인은 악수를 하거나 뺨에 키스를 하는 대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어린 시절부터 기본적인 위생 교육을 받았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또 일본에서는 서구 사회와 달리 공중화장실이 곳곳에 있어 손을 씻기 편하게 돼있는데다 화장실에서 양치질도 열심히 하고 마스크 착용 또한 일상화돼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포스트세븐 기사 캡처

아울러 물이 없는 곳에선 물티슈도 손을 깨끗이 닦는 사람이 많은 것 또한 코로나19 감염 억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집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는 문화는 실내 바이러스 반입 위험을 낮췄고 대중교통에서 떠들지 않는 문화 또한 비말 감염 방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자화자찬식 기사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다. 청결해서 감염되지 않은 게 아니라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감염자 수나 사망자 수는 그저 공식 확인된 수치일 뿐이다. 일본이나 개발도상국처럼 검사를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국가들은 공식 발표 수치가 적을 수 밖에. 일본과 다른 나라를 비교하는 건 의미 없다.”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뭐가 청결 민족인가.”

“일본은 검사를 너무 적게 한다. 그래서 참고조차 안 된다.”
“일본이 은폐하고 있다는 건 초등학생들도 안다.”

“과도한 낙관론을 펼치고 있군. 감염자 수 증가로 사회 불안이 만연하기 때문일까.”
“바이러스는 신발에만 묻나? 머리카락이나 옷에는 안 붙나? 코로나는 민족을 차별하지 않는다.”

일본식 자화자찬에 동조하는 의견들도 있다.

“역시 일본인은 굉장하죠.”
“전철에서도 신발 벗고 타자.”

“우리들은 깨끗한 민족이다.”
“일본인이 얼마나 뛰어난 민족인지 잘 알게 됐다. 도쿄에 감염자가 많은 건 외국인이 많기 때문일 것.”

자화자찬식 보도와 달리 일본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규모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NHK 보도에 따르면 4일 현재 신규 확진자는 308명으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712명)를 포함한 총 확진자는 4150명이다.

도쿄도에서는 118명이 추가 확진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건 처음이다. 지난달 28일 도쿄의 누적 확진자는 362명이었는데 일주일 사이에 2.3배 수준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 118명 중 약 69%에 해당하는 81명의 감염 경로는 미확인 상태다. 감염자가 크게 늘자 의료 시스템 붕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확진자가 계속 늘면 병상 확보는 계속 문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지사는 신규 확진이 100명을 넘자 “목숨이 달려 있다. 어떻게든 감염 확대를 억제하고 싶다. 한 명 한 명의 행동이 (확산) 방지로 이어진다”며 외출 자제를 호소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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