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모범국 대만 광폭행보… 시샘 깊은 中엔 눈엣가시

국민일보

코로나 모범국 대만 광폭행보… 시샘 깊은 中엔 눈엣가시

입력 2020-04-05 14:46
차이잉원(왼쪽 사진) 대만 총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EPA 신화통신 연합뉴스

철저한 방역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모범국가로 떠오른 대만이 세계 각국에 마스크 등 의료 지원을 확대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홍콩·마카오처럼 대만을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방식으로 흡수통일하려던 중국에 눈엣가시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은 코로나19 대응에서 엄격한 대처로 전 세계적 모범국가로 떠올랐다. 대만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대만은 중국 본토와 인접해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사태 초기 외국인의 입경을 막고 투명한 정보 공개, 적극적 감염자 이동 경로 추적 등으로 확산세를 잡았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대만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55명, 사망자 5명이다..

대만에 조언이나 협력을 구한 나라는 35개국에 이른다. 마스크 수출 통제에 나섰던 사태 초반과 달리 의료 물자도 세계 각국에 기증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각국에 마스크 700만개, 미국에 200만개, 대만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15개 수교국에 100만개를 보낼 예정이다.

국제사회의 호응도 긍정적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대만에 감사를 표시했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트위터에 대만이 미국에 보여준 지지와 협력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최근 대만과 미국 고위 관료들은 대만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화상 포럼까지 열었다고 전해졌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나라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마스크 1000만 개 기증에 이어 국제사회에 더 많은 의료 지원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행보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중국은 적극적 ‘코로나19 외교’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기업과 개인도 미국에 의료물자를 기증했지만, 미국은 이에 공식적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며 “코로나19 확산을 ‘정치적 게임’으로 이용해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치고자 한다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미국과 대만은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대만의 코로나19 외교행보는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이라는 민감한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대만은 이번을 계기로 WHO 참여를 모색하고 있지만, 중국 반발이 거세다. 대만은 그간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에 따라 회원국이 아닌 옵서버 자격으로 WHO 총회에 참가해왔다. 2016년부터는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당장 WHO가 중국의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브루스 에일워드 WHO 사무부총장은 최근 홍콩라디오방송(RTHK)과 화상전화 인터뷰에서 “대만의 WHO 가입을 고려할 것이냐” 등 관련된 질문을 계속 받자 돌연 통화를 끊어버리기도 했다.

UN 산하기관인 WHO는 회원국에게 기부를 받아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때문에 향후 10년간 600억 위안(약 10조 원) 투자를 약속한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만 양안정책협회를 이끄는 스테판 탄은 “대만은 이번 기회에 중국 본토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 주고 싶어 한다. 미국·유럽 등 많은 나라도 대만이 WHO에 참여해 코로나19 대응 경험과 역량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많이 본 기사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