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권고하고는…트럼프 “마스크? 필요하면 알아서 쓸게”

국민일보

전국민 권고하고는…트럼프 “마스크? 필요하면 알아서 쓸게”

입력 2020-04-07 11:40
코로나19 대책회의 직후 브리핑하는 트럼프. AFP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세계 최악의 인명피해를 겪고 있는 미국 방역당국이 마스크 착용 지침을 강력히 권고했으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며 현지 언론이 지적했다.

미 ABC방송은 7일(현지시각) ‘질병관리국(CDC) 지침 발표하더니, 정작 본인들은 마스크 착용 않는 트럼프와 참모진’이라는 분석 기사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내부의 격론 끝에 CDC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뒤 대통령이나 코로나바이러스 비상대책반 모두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매일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CDC의 전국민 마스크 착용 지침은 무증상 감염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무증상 감염자란 코로나19 감염자 중 증상이 없는 사람 혹은 아직 잠복기에 있는 사람 등을 의미한다.

마스크를 쓴 간호사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CDC는 “(무증상 감염으로 인해)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없더라도 대화, 기침, 재채기를 통해서 가까운 사람들끼리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권고지침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CDC와 트럼프 행정 관료들은 “마스크를 쓴다고 해서 사회적 거리두기, 손씻기 등을 소홀해선 안된다”며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발표한 마스크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 ABC방송은 “기자들이 모인 그 작은 브리핑실에서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매일 코로나19 브리핑을 진행한다”며 “하지만 대통령은 단 한번도 마스크 착용을 실천한 적 없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나는 정말 마스크 쓰기 싫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니라) 권고일 뿐이고 나는 멀쩡하지 않나”면서 “외국 총리·왕·대통령들이 나를 만나러 올 때라면 모르겠지만, 대통령 직무용 탁자에만 앉아 있는 내가 굳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지난 5일에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마스크를 쓰겠다며 태도를 바꿨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적 없다. 그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지적에는 “당신 지적을 받았다고 해서 내가 당장이라도 마스크 쓰길 바라냐”면서 “필요하면 내가 알아서 착용하겠다”고 답했다.

ABC뉴스는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소장인 앤서니 파시 박사, 트럼프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조차 지난 5일 이후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멜라니아 트럼프. CNN

한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5일 앞으로 공개석상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쓰겠다고 다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바이든은 “이봐, 과학자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라야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쓴 본인 모습이 싫을지는 몰라도 과학적 조언을 따르라”고 주장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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