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잃고 자해한 3살, 때린 원장 변명은 코로나였다”

국민일보

“초점 잃고 자해한 3살, 때린 원장 변명은 코로나였다”

입력 2020-04-08 07:39 수정 2020-04-08 10:16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JTBC 뉴스 화면 캡처

경기도 파주시 한 어린이집 원장에게 폭행당한 3살배기 부모의 호소가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7일 ‘코로나때문에 3살아이를 폭행했다는 어린이집 원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등장했다. 자신을 피해 원아 부모라고 밝힌 청원자 A씨는 “어린이집 원장의 신상정보 공개와 폭행 관련 솜방망이 처벌을 개정해 달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이가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장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해당 어린이집에 다닌 16일 동안 몇 번의 폭행이 더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일부터 발생한 일을 순서대로 기록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일 부모는 아이의 하원을 위해 어린이집을 찾았다. 그러나 당시 어린이집 내 모든 방문이 닫혀있었고 그 안에 아이 혼자 방치된 것을 목격했다. A씨는 “선생님은 아이가 보조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고 말했다”며 “집에 가는 차 안에서 얼굴의 또 다른 상처를 발견하고 원장에게 알렸더니 ‘경황이 없어 반대쪽 얼굴을 미처 못 봤다’면서 연고를 주더라”고 썼다.

이어 “아이의 눈은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며 “집에 와서도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손을 비비는 행동을 했고 머리를 자해하며 악을 썼다. 깊게 잠들지도 못하고 쉴새 없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튿날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당시 의사는 단순 상처가 아닌 것 같으니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A씨는 “어린이집에 가서 CCTV를 보여달라고 하니 원장이 두 시간 넘게 우리를 설득하며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다”며 “결국 아이는 누워있고 원장이 아이의 얼굴을 문지르는 장면만 짧고 빠르게 보여주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상 속 아이가 미동 없이 누워있어 ‘기절한 것 아니냐’고 물으니 원장은 뻔뻔하게도 ‘그랬으면 119에 신고했다’며 어이없어했다”며 “아이 이마를 툭툭 치는 행동도 장난이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부모는 결국 다음날 다시 어린이집을 찾아 CCTV 전체 영상을 요구했고 어린이집 측과의 실랑이 끝에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A씨는 목격한 장면을 설명하면서 “아기가 자지 않으니 원장이 핸드폰으로 아이 머리를 가격하기 시작했다. 머리와 뺨을 때리다가 진정시키더니 다시 손으로 뺨을 5~6대 때렸다”며 “방을 나갔던 원장이 다시 들어와 엎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우고 다시 뺨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난 얼굴로 손가락질하며 훈육하는데, 아이가 눈을 못 마주치니 소리지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며 “아이의 양발을 잡아당겨 바닥에 머리를 찧게 했다. 아이가 머리를 감싸 쥐자 원장이 양손을 치우고 뺨을 7~8차례 또 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음 찜질팩으로 아이 얼굴을 마시지 하다가 미동이 없으니 그 상태로 하원 때까지 방치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원장이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신고를 못 하게 하더라”며 “경찰 조사가 시작되니 그제야 학부모들에게 개인 사정으로 긴급 폐원하게 됐다며 문자를 돌리고 짐을 가져가라며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행 트라우마에 아이는 아직도 불안증세를 보이며 쉽게 잠들지 못한다”며 “아이 앞에서 티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가해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원아 모집이 잘 되지 않아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에게 화풀이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A씨는 “어린이집 원장과 폭행을 알면서도 묵인한 어린이집 선생님의 신상공개를 요청한다”며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강한 처벌과 법 개정을 요구한다. 아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8일 오전 10시10분 기준 이 청원에는 6만9870명이 동참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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