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탈출” 텅빈 거리 달리며 오열하는 우한 여성(영상)

국민일보

“두달 만에 탈출” 텅빈 거리 달리며 오열하는 우한 여성(영상)

시민들 우한 밖으로 쏟아져 나오자…“또 퍼질라” 우려섞인 시선도

입력 2020-04-08 15:02
우한 봉쇄 조치가 해제된 8일 우한 톈허 국제공항에서 의료진들이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의 봉쇄 해제를 두고 두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고통스러운 가택연금을 마친 시민들은 자유를 얻었지만, 바이러스가 재차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대해 76일 만에 봉쇄가 풀린 8일, 트위터에는 영상 한 개가 올라왔다. 지난 1월 23일 이후 집에 갇혀 지내던 우한의 한 여성이 두 달여 만에 처음 집밖에 나오며 찍은 영상이었다. 영상 속 여성은 가볍게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대로변에 가까워지자 오열에 가까운 울음을 터뜨렸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화면은 시종일관 흔들리고, 거리는 텅 비어 있었지만 영상에는 고통 끝에 자유를 만끽하는 한 여성의 울분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영상은 중국 전역에서 애도식이 치러진 지난 4일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시민들은 지난달 25일 이후 주거단지별로 규정을 마련해 조심스럽게 첫 외출을 해왔다. 우한 밖으로 나가는 것은 8일 오전 0시부터 허용됐다.

제한적인 이동 속에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봉쇄 조치까지 풀리자 우한은 사실상 다시 자유의 도시가 됐다. 관영 신화통신과 봉황망(鳳凰網) 등에 따르면 오전 0시부터 차들이 고속도로 요금소를 거쳐 우한을 빠져나갔고, 일부 요금소 앞에는 3㎞가량 줄이 늘어서기까지 했다.

가택 연금을 마친 한 우한 시민이 흐느끼며 거리를 돌아다니는 영상이 8일 트위터에 올라왔다. 트위터 캡처

우한을 떠나는 기차, 항공기도 운행이 재개됐다. 특히 우한 기차역에는 타지에 있는 직장으로 복귀하려는 우한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시민들은 ‘녹색 건강 코드’와 허가증 등 서류를 보여주면 우한 밖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이날 우한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모두 276회 운행하며, 전체 승객은 5만5000명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걱정스러운 시선도 떨칠 수 없다. 지난 5일 중국 안후이(安徽)성 대표 관광지인 황산(黃山)에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키운 상황에서 우한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5일 중국 안후이(安徽)성의 대표 관광지인 황산(黃山)이 몰려든 인파로 가득차 있다. 웨이보 캡처

우한시도 봉쇄를 해제하면서도 “통제나 경보가 완전히 해제된 것은 아니다. 우한을 떠나야 하거나 직장에 복귀해야 하는 시민들을 빼고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이동에 조건을 달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한을 바이러스의 온상으로만 바라보는 인종차별적 시선을 거두고 과학적 잣대에 기초해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로만 중국과 우한을 판단하는 현실에 일갈한 것이다.

8일 봉쇄 조치가 해제된 우한의 톈허 국제공항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수많은 사람은 우한이 얼마나 엄격하게 봉쇄됐는지 알지 못한다. 시민들은 바이러스를 우한에 가둬놓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도 했다”며 “사태 초기 심각성을 은폐한 후베이성 당국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과학계의 검증을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우한 내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2500여명으로 중국 전체 희생자의 4분의 3에 달한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중국의 코로나19 환자는 8만2783명이고 이 가운데 3337명이 숨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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