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찜방 말고 ‘방역 구멍’ 또 있었다

국민일보

동성애자 찜방 말고 ‘방역 구멍’ 또 있었다

입력 2020-05-10 21:46 수정 2020-05-1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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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된 공간에서 30~80명의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술벙개'를 알리는 공지. 동성 간 성행위자들은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아랑곳 않고 최근까지 매일 새벽 모임을 가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동성애자 전용 주점과 클럽 이용자 중에서 속출하는 가운데 또 다른 감염 경로가 있었던 것으로 10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국내 최대의 동성애자 사이트에는 “역학조사 결과 이태원 클럽(게이 클럽) 확진자가 5일과 6일 A주점과 B주점에 다녀갔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지난 7일 새벽 2시 40분부터 5시 20분까지 술벙개 모임에 온 사람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술벙개’란 밀폐된 공간에서 수십명의 동성애자들이 술을 마시면서 성적 취향에 맞는 대상을 찾는 모임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동성애자들은 커뮤니티가 좁아서 만날 상대가 적다. 따라서 주말 서울 이태원과 종로에 올라와 술벙개를 밤새도록 갖는다.

보통 게이들은 동성애 전용 주점이나 모텔을 빌려서 술벙개 모임을 연다. 33㎥(10평) 남짓의 밀폐된 공간에 20~80명이 3시간 넘게 다닥다닥 붙어서 술을 마시며 자신들이 선호하는 성적 대상을 찾는다.

여기서 방장은 서로의 성적 취향을 찾도록 중매쟁이 역할을 하며 1만5000원~2만원의 참가비를 받는다. 참가자들은 가명을 쓰며 자신의 성적 취향에 맞는 애인이나 친구를 이 모임에서 물색한다.

특히 키스 게임 등 성적인 접촉을 하고 나이나 키, 몸무게 등 신체조건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다고 생각이 되면 이후 성적 관계를 맺기도 한다.

문제는 지난 7일 참여자 중에 사전 등록하지 않고 현장에서 돈만 내고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방장은 “혹시라도 2차 때 접수 없이 오신 분들은 반드시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부탁한다”고 신신당부를 해놨다.

'술벙개'를 다녀온 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걱정하는 동성애자의 글.

‘술벙개’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에 동성애자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아이디 b***는 “2일에서 3일 넘어가는 시간에 종로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한다”면서 “종로 술집 어딘지 알려달라”는 글을 올려놨다.

A****도 “확진자와 시간이 정확히 일치했는데, 차마 술벙개 모임이고 그 시간대의 시작과 끝이라고 말을 못 했다”면서 “보건소 예약이 꽉 차서 내일 검사받기로 했는데 너무 무섭다”고 써놨다.

탈동성애자 출신으로 동성애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을 돕고 있는 박진권 아이미니스트리 대표는 “동성애자들은 술벙개 때 자신이 좋아하는 성향을 찾고 마음이 맞으면 즉석에서 성관계까지 한다”면서 “전국 각지의 동성애자들이 술벙개를 하러 올라왔기 때문에 전국으로 다시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슈퍼 전파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술벙개는 좁은 공간에 먹고 마시며 대화를 나눠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밀폐된 공간에서 수십명이 3시간 넘게 모임을 했을 게 뻔하므로 익명의 남성과 집단난교를 즐기는 찜방처럼 감염 위험성이 무척 높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동성애가 유전이 아니기 때문에 나처럼 얼마든지 탈동성애 할 수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20~30대의 일시적 성적 취향이자 성중독인 동성애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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