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돋보기] 자꾸 유산하는데 왜 일까…혹시 항인지질항체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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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돋보기] 자꾸 유산하는데 왜 일까…혹시 항인지질항체증후군?

혈전증, 반복 유산 동반…여성은 가임기인 30대, 남성은 70대 호발

입력 2020-05-16 11:19
국민일보 자료사진

반복해서 유산을 하는 30대 여성이라면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을 의심해 보라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황재준 교수는 16일 “2009~2016년 사이 신규 확진된 3088명의 환자를 분석해본 결과, 인구 10만 명당 발병률은 0.75명, 유병률은 6.19명 이었다. 여성과 남성 환자 비율은 약 3:2였으며 여성은 30대, 남성은 70대 연령군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의 국제학술지(JKMS)에 게재됐다.

일반에는 생소한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은 우리 몸 전체 기관을 침범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동맥이나 정맥 등 전신의 혈관에 혈전(피떡)을 유발해 여러 합병증을 일으킨다.
혈전이 폐혈관을 막으면 폐혈전증, 심장 혈관을 막으면 심기능 저하,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일으킨다. 말초 정맥을 막으면 하지정맥 혈전증이 생긴다.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은 원인을 알 수 없이 항인지질항체(루푸스 항응고인자, 항카디오리핀 항체, 항베타2 당단백 항체)가 생겨 혈전을 유발한다. 검사에서 항인지질항체가 발견된다고 모두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혈전증 또는 반복적 유산 등 임상 소견이 동반돼야 한다.

여성에서는 반복적인 유산이 많이 발생한다. 황 교수는 “예전 연구결과, 환자의 36%에서 유산·사산이 확인됐다. 이들에서 발생한 사산, 유산, 조산의 원인이 모두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이라고 확정지을 수는 없지만,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을 갖고 있으면 유산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진단이 중요하고 장기간 항응고제를 유지하며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다만 임신을 한 경우에는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없어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헤파린 주사로 치료를 진행한다. 황 교수는 “분만 전에는 출혈 위험이 있으므로 약물을 중단해야 한다. 분만 직후에는 혈전증의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6주 가량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헤파린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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