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재개되나…이탈리아, 그리스 등 국경 개방

국민일보

해외여행 재개되나…이탈리아, 그리스 등 국경 개방

콘테 총리 “위험 감수하지 않으면 재기할 수 없어”

입력 2020-05-17 16:22 수정 2020-05-17 16:26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면 외출도 허락하지 않았던 유럽 정부들이 역내 여름휴가를 권장하고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증가할 위험이 있지만 유럽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을 다시 활성화시켜야 경제가 일어설 수 있는 탓이다.

이탈리아가 다음달 3일부터 국경을 개방하고 솅겐 조약 가입국에 한해 해외 여행객들을 받기로 했다. 영국 BBC 방송 등은 16일(현지시간) 오후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봉쇄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콘테 총리는 “우리는 국경을 열면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는 ‘계산된 위험(calculated risk)’에 직면해 있다”면서 “하지만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영원히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탈리아는 백신이 개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여력이 없다”면서 “심각하게 망가진 경제와 사회 구조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오는 25일부터 실내체육관과 수영장 등을 열고 다음달 15일부터는 영화관 영업도 재개한다.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들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봉쇄 조치 이후 암울한 경제 전망은 계속돼 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대비 9.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엔 관광산업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관광 수입은 GDP의 13%를 차지한다. 다른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스페인의 관광 수입은 GDP의 15%, 포르투갈은 18%, 그리스는 무려 20%를 차지한다. 가디언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지난 3월 관광 수입이 지난해 3월 대비 각각 95%, 77% 떨어졌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스페인 휴양지 팔마 데 마요르카에 위치한 마갈루프 해변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 정부는 산업계로부터 최대한 빨리 경제를 재개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왔으며 콘테 총리가 이번주에 굴복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리스도 ‘휴가 권장’ 국면에 돌입했다. 그리스는 코로나19로 폐쇄했던 전국 500여개 해수욕장을 이날 일제히 열었고, 무더위에 지친 피서객들이 해변으로 몰렸다. 다만 엄격한 방역 규정이 적용됐다. 해수욕장에선 1000㎡당 40명 이상이 모일 수 없으며 파라솔 간 간격도 최소 4m 이상 유지해야 한다.

지난 3월 말부터 봉쇄 조치를 내렸던 그리스는 지난 4일부터 소매 상점 영업을 재개토록 했고 오는 17일부터는 미사를 다시 시작한다. 18일엔 아크로폴리스를 비롯한 전국 야외 유적지가 문을 연다. 그리스 정부는 7월 1일부터 외국 관광객의 입국을 전면 허용할 방침이다.

그리스에서 출발하는 유럽 내 국제 항공편 운항도 재개 수순에 들어갔다. 프랑스 파리~아테네 노선 운항이 오는 23일 재개되는 것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독일 뮌헨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취리히와 제네바, 벨기에 브뤼셀 등으로의 운항도 차례로 정상화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는 체코 및 슬로바키아, 헝가리 사이 국경을 다음달 15일부터 완전히 개방키로 했다. 헝가리는 18일부터 수도 부다페스트의 봉쇄를 완화한다. 헝가리 정부는 지난 4일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대해 봉쇄 조처를 완화했으나 바이러스 피해가 집중된 부다페스트와 주변 지역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대로 올 여름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유럽 국가도 있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올 여름 휴가는 국내에서 보냈으면 한다”면서 “노르웨이는 아름다운 휴양지다. 여러분이 계획했던 것과는 다르겠지만, 아주 좋은 휴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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