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하루 1000명 넘는데 거리두기도 안 지켜… 혼돈의 브라질

국민일보

사망자 하루 1000명 넘는데 거리두기도 안 지켜… 혼돈의 브라질

보우소나르 대통령 “코로나19 그저 감기일뿐”… 보건부 장관 줄사퇴

입력 2020-05-20 16:56 수정 2020-05-20 19:41
브라질 최대 빈민촌 중 하나인 파라이소폴리스 주민들이 18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주 정부에 "코로나19 대응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브라질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었다.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의료시스템이 곧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는 계속되고 있다. 보건부 장관이 잇달아 사퇴해 ‘컨트롤타워’ 기능도 사실상 마비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전날 하루동안 1179명, 확진자 수는 1만7408명 증가했다. 하루 만에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것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번째다. 브라질의 누적 사망자 수는 1만7971명이다.

이날까지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는 27만1628명으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하지만 이 수치도 정확히 집계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에선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실제 확진자 수는 공개된 것보다 15배 이상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 분석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브라질에선 100만명 당 3462명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상파울루 소재 리베이라오 프레토 의과대학 등은 자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를 300만명 가량으로 추산했다.

BBC는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에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인구 1200만명의 도시에서 이미 3000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브루노 코바스 상파울루 시장은 “상파울루 의료시스템이 2주 내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의 대통령 관저를 나서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의료현장 상황은 암울하다. 브라질 연방 간호사협회에 따르면 최소 116명의 간호사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브라질의 6배가 넘는 미국에선 107명,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브라질의 2배 이상인 이탈리아에선 39명의 간호사가 코로나19로 숨졌다. 브라질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의료진이 코로나19에 희생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와 보건 당국은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코로나19 대응 방법을 두고 계속해서 마찰을 빚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경제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사회적 격리를 완화해야 하며 코로나19 환자에게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두고 대통령과 마찰을 빚던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장관이 지난달 16일 사임한 데 이어 지난 15일엔 네우손 타이시 전 장관도 같은 이유로 사임했다.

BBC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를 간과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를 ‘사소한 감기’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미국 CNN방송은 “브라질의 의료시스템은 붕괴 직전에 있는데 대통령은 봉쇄 반대 시위를 즐기고 있다”고 비꼬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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