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경비원 위해 써달라” 재난지원금 기부한 입주민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경비원 위해 써달라” 재난지원금 기부한 입주민

입력 2020-05-21 11:09
SBS 뉴스 캡처

“경비원과 미화원들에게 잘 전달해주세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과 미화원을 위해 써달라며 자신이 받은 재난지원금을 기부했습니다.

입주민들의 갑질과 폭행으로 경비원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시대, 이 아파트에는 착한 주민이 살고 있었네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한 남성이 관리사무소를 찾아 쇼핑백 하나를 건네고 사라졌습니다.

쇼핑백 안 봉투에는 ‘잘 전달해주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10만원 짜리 11장, 모두 110만원 어치의 선불카드가 들어 있었습니다.

A씨는 자신을 그저 주민이라고 밝히며 “제가 받은 재난지원금입니다. 아파트 경비원과 미화원들을 위해 써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직접 전달하는 게 어떻겠냐는 소장의 요청에도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고 봉투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습니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에는 경비원 6명, 미화원 5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봉투에 들어 있는 선불카드 11장과 딱 맞아 떨어집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경비원과 미화원들은 A씨에게 감사 인사를 거듭 전했습니다.

이 아파트에서 6개월째 근무하고 있다는 경비원 홍모씨는 감사한 마음에 봉투도 안 뜯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부금을 혼자 쓰기 미안하다며 과일 한 상자를 사서 관리사무소에 전달한 미화원도 있었습니다.

선행이 또 다른 선행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최근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갑질과 폭행에 시달리던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경비원과 미화원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보는 건 어떨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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