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하지마, 절대 안 된다” 고3 등교 2시간 전 도착한 문자

국민일보

“당황하지마, 절대 안 된다” 고3 등교 2시간 전 도착한 문자

입력 2020-05-22 14:33 수정 2020-05-22 14:40

“문자보고 당황하지마. 우선 등교하면 안 된다, 절대.”

전국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학교로 향했던 지난 20일. 등교를 약 2시간 앞둔 오전 6시25분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한 학원 수강생들은 전웅배 학원 대표의 문자를 받았다.

‘5월 7일 학원 내에 코로나 접촉자가 생겨 오늘 등교하면 안 된다. 집에 있고 자세한 건 선생님이 다시 연락하마. 당황하지마 오래된 일이니’

20분 뒤 휴대전화는 또 한 번 울렸다. 거기에는 “답문(답장)해라. 무조건 문자 보면 당황하지마. 우선 등교하면 안 된다. 절대”라는 당부가 재차 담겼다.

전 대표는 이날 오전 6시쯤 학원 수강생 중 한 명인 A군(19)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즉시 고3 수강생 97명에게 다급한 문자를 보냈다. 전 대표가 이토록 빨리 움직인 데는 이유가 있었다.

확진자가 나온 이곳은 체대 입시 전문학원이다. 지난 7일과 9일에는 마스크 쓰고 벗기를 반복하며 수업이 진행됐다. 사람 간 접촉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체육시설 특성상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장소이기도 했다. 전 대표는 혹시라도 A군을 통해 다른 수강생이 감염된다면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

그는 혹시 문자를 보지 못한 수강생이 있을까 봐 ‘답문해달라’ ‘절대 등교하지 말라’ ‘꼭 검사를 받으라’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를 4차례 보냈다. 다행히 모든 학생은 그 안내를 따라 학교에 가지 않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학생 97명을 포함한 체육시설 관련 검사 대상자 378명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사실 전 대표는 A군이 빠르게 코로나19 관련 검사를 받도록 도운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A군이 인천 미추홀구 코인노래방을 방문한 것을 알고 즉시 검체 검사를 받도록 강력히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강생 출석부를 사진으로 찍어 인천시청과 보건소에 빠르게 제공했다고 한다. 덕분에 수강생은 물론 수강생과 접촉한 사람들까지 신속한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중인 수강생들과 수시로 통화하며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일도 하고 있다. 자가격리 위반 등 돌발상황을 우려한 당부도 재차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전 대표의 대처가 코로나19 추가 전파를 막는 모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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