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이불에 온몸 꽁꽁…할머니들 속상해질 태백 소녀상 상태

국민일보

헌이불에 온몸 꽁꽁…할머니들 속상해질 태백 소녀상 상태

입력 2020-05-22 15:26 수정 2020-05-22 16:06
지난 21일 강원 태백문화예술회관 시계탑 앞에 보관 중인 태백 평화의 소녀상 발 한쪽에 작업용 면장갑이 씌워져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태백시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흉물처럼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태백시문화예술회관 시계탑 앞에 설치된 태백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3월 1일 제막식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막식은 이달 23일로 한차례 미뤄졌다가 최근 재차 연기됐다.

제막식은 연기됐지만 제작이 끝난 태백 평화의 소녀상은 태백문화예술회관 시계탑 앞에 이미 설치됐다.

그러나 사진으로 확인한 소녀상 전신은 칭칭 동여맨 헌 이불에 고무줄로 묶여있는 등 안쓰러운 모습으로 방치돼있었다. 소녀상의 발은 양말도 아닌 헌 작업용 면장갑이 신겨져 있었고, 접근을 막기 위해 주차금지 시설물에 매어놓은 접근금지를 알리는 줄은 끊어진 채 방치됐다. 공사 자재를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용기도 소녀상 옆에 흐트러져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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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태백시의회 의원은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 시민의 뜻으로 제작한 평화의 소녀상인데 이렇게 취급하다니”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강원지역 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는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세우는 것인데 이렇게 흉물처럼 방치하는 것은 안 된다”며 “할머니들이 보신다면 얼마나 속상할까”라고 반문했다.

소녀상 방치 논란에 지난 21일 현장을 확인한 태백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시민들의 항의를 받을 만하다”며 “기념사업회에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천막 설치 등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태백 평화의 소녀상 건립 사업은 태백 평화의 소녀상 기념사업회가 추진 중이다.

당시 기념사업회는 발족 선언문에서 “광산으로 태생한 도시 태백은 일제 강점기 강제 수탈과 징용의 아픔을 겪었다”면서 “그 아픔을 기억하는 것,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아픔의 치유를 평화의 소녀상 건립으로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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