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위한 마지막 선물”…‘구하라법’ 재추진 촉구

국민일보

“동생 위한 마지막 선물”…‘구하라법’ 재추진 촉구

입력 2020-05-22 16:11

가수 고(故) 구하라의 오빠가 부양의무를 게을리 한 상속자는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구하라법(민법 상속편 일부 개정안)’을 21대 국회가 재추진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씨는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하라법이 만들어져도 우리 가족은 적용받지 못하지만, 우리 사회가 보다 보편적 정의와 인륜에 부합하도록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입법청원했다”며 “구하라법 통과가 평생을 슬프고 아프게 살아갔던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호소했다.

구씨는 “우리의 친모는 하라가 9살, 제가 11살 때 가출해 거의 20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 (우리에게) 엄마라는 단어는 없었다”며 “(하라의) 장례를 치르던 중 친모가 찾아왔고, 친모 측 변호사들은 부동산 매각대금의 절반을 요구했다. 이처럼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너무나 충격적이었다”고 토로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어린 시절 아이들만 놔두고 떠나는 등 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서도 아이들에게 불행한 일이 생기면 재산 보험금 등을 찾으려 하는 부모의 사례가 있다”며 “20대 국회에서는 이 법을 통과시키지 못했지만 21대 국회에서 이 법을 통과시켜 불합리하고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간사인 민주당 송기헌 의원도 “국민의 보편적 정의에 맞지 않는 법이 실현되고 있음을 아는데도 책임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구하라 사건 이후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됐다. 논의가 너무 늦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서 이 법안을 최우선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겠다”며 “20대 국회에서 늦어진 만큼 더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5일 가수 고 구하라의 일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영정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월 구씨는 “부양의무를 저버린 친모는 동생 구씨의 재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없다”며 현행 민법 유산상속 결격 사유에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보호 내지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자’의 경우를 추가한 ‘구하라법’ 입법청원을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법은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19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사위에 올라왔지만 ‘계속 심사’ 결론이 나면서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앞서 구하라는 지난해 11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친부는 자신의 상속분을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씨에게 양도했으나 친모는 상속을 요구했다. 구씨는 친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화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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