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변종 퍼진거면 어린이 괴질도?” 등교 앞둔 부모들 패닉

국민일보

“美변종 퍼진거면 어린이 괴질도?” 등교 앞둔 부모들 패닉

입력 2020-05-23 07:00 수정 2020-05-23 07:00
붉은 두드러기 등 변종 괴질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들의 모습. 트위터 캡처

200명이 넘는 확진자를 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유럽에서 유입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가운데 이들 지역에서 유행 중인 어린이 괴질이 국내에 전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고3에 이어 등교 개학을 앞둔 유치원과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코로나19 환자 1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들로부터 동일한 그룹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이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유행하는 ‘G그룹’에 속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분류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자 염기 서열 차이로 인한 아미노산의 변화를 기준으로 S, V, G그룹으로 나뉜다. S·V그룹은 주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G그룹은 유럽·미국에서 각각 유행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다.

다만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것만 가지고는 이태원 클럽 코로나19가 어느 나라, 누구를 통해 전염됐는지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관련 분석 자료를 쌓아가면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유럽발 G그룹 바이러스가 우려를 낳는 이유는 현재 어린이 괴질이 미국과 유럽지역에서만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 다계통 염증증후군(MIS·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으로 불리는 괴질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발병 아이들에게서 코로나 양성 반응이나 항체가 발견되고 있어 코로나19와 관련된 면역반응의 일종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발병 지역은 미국·유럽에 집중됐다. 아직까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발병 사례는 없다. 이 병을 앓으면 고열·피부 발진·복부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하면 관상동맥 염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미국에서 220여명의 아이들이 MIS 증상을 보였으며, 이 가운데 5명 이상이 숨졌다. 영국에서도 100건, 프랑스에서는 135건 이상의 발병이 보고됐을 뿐만 아니라 독일·스위스·이탈리아 등지에서도 수십 건 이상 발병 사실이 전해지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사망자가 최소 1명씩 보고됐다.

게다가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는 이날 어린이 괴질의 발생이 공식 확인된 국가가 일주일 새 7개국에서 13개국으로 늘었고, 미국 내에서 발병한 주도 17개 주에서 25개로 증가했다고 밝히며 주의를 당부한 상황이다.

지난 21일 오전 대전시 서구 갈마동 둔산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미국·유럽발 바이러스로 확인됐다는 뉴스에 당장 다음주를 시작으로 줄줄이 등교 개학을 앞둔 학부모들은 패닉에 빠졌다.

인터넷상에는 이태원클럽발 코로나19 전파처럼 학생들 사이에서 어린이 괴질이 퍼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급증하고 있다. 고2, 중3 아이를 둔 학부모 A씨는 한 맘카페에 “이태원 코로나는 유럽·미국발인데, 거기에선 어린이 괴질이 퍼져나가고 있다”며 “개학하면 그 많은 아이를 통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필 지금) 개학이라뇨”라는 걱정했다.

“대구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던 지난 2월보다 지금 서울이 더 위험한 것 같다. 학교에 보내지 못할 것 같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걱정을 넘어서 답답함에 속이 터진다는 반응도 많았다.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어린이 괴질 퍼지기 전에 등교 막아주세요” “초등 저학년 개학 취소해달라” “큰일이다 초등애기들 학교 가는데” 등의 걱정이 쏟아졌다.

교육부는 지난 20일 등교 개학을 한 고3에 이어 오는 27일 고2·중3·초등1∼2·유치원생의 등교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달 3일에는 고1·중2·초3∼4가 학교에 나가고, 8일에는 중1·초5∼6학년이 순차적으로 등교한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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