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한다더니 또다시 ‘5·18 폭동’ 주장…지만원 등 고소한 현충원

국민일보

추모한다더니 또다시 ‘5·18 폭동’ 주장…지만원 등 고소한 현충원

입력 2020-05-23 06:10

5·18 40주년 기념일에 지만원씨를 비롯한 극우 단체가 현충원에 추모 행사를 연다며 협조를 얻은 뒤 5·18을 폄훼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

국방부는 “국립서울현충원은 지만원씨가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현충원 5·18 묘역에서 5·18관련 망언 등 정치 발언을 해 국립묘지의 존엄성을 훼손한 것을 엄중히 보고 있다”며 “행사를 주최한 5·18군경명예회복위원회(회복위)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21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애초 추모식 행사로 승인을 받아 놓고 실제로는 5·18 폄훼 발언을 하는 등 정치 행사를 했다는 것이다. 고소장에는 회복위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고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2일 MBC가 공개한 회복위가 현충원에 제출한 추모 계획서에는 “코로나 사태를 감안해 유가족과 전우들을 중심으로 경건하게 치를 계획이다. 참석자들이 시위용 깃발과 태극기를 휴대하지 못하게 하고, 추모 복장을 입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선 수십 명의 참가자가 태극기는 물론 성조기까지 흔들었고 지만원씨는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지만원시는 “5.18은 김대중 졸개들과 북한 간첩들이 일으킨 폭동”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이두호 주최 측 대표는 MBC에 “현장에 현충원 직원이 두 사람이나 나와 있었지만 지만원씨가 연설할 때 현장에서 ‘하지 말아라’ 그런 얘기 전혀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국방부는 이행할 의사가 없는 거짓 추모식 계획으로 현충원을 기망해 공무직행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현충원 내의 묘역을 불법 정치적인 집회 장소로 악용해 국립묘지의 존엄성을 심대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현충원 운영예규를 개정해 정치적 성격으로 변질할 가능성이 큰 집회를 원천봉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만원씨는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광주 북한특수군’으로 지칭하며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허위 사실을 퍼뜨려 지난 2016년 4월 5·18 참여 시민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월이 ‘5·18 명예훼손’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만원씨는 노령 등의 이유로 구속되지 않았다.

지난 17일에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지만원TV’를 통해 ‘5·18 전쟁, 우리가 이겼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선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간첩과 김대중 추종자들이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또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폭도’라 칭하고, 계엄군의 무력진압에 대해 ‘굉장히 자제한 것’이라고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