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을 잃었다” 절박한 호소 후 ‘추락’…마을 덮친 사고 장면

국민일보

“엔진을 잃었다” 절박한 호소 후 ‘추락’…마을 덮친 사고 장면

입력 2020-05-24 16:25 수정 2020-05-24 17:03
파키스탄 카라치행 여객기 탑승자가 착륙 전 촬영한 A320의 추락 사고 모습. 트위터 캡처

파키스탄 여객기 추락사고 직후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트위터에 공유되고 있다. 해당 영상은 다른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이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17초 분량의 영상은 지난 22일 한 트위터 이용자의 계정에 올라왔다. 이 이용자는 “다른 카라치행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이 찍은 사고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은 착륙하는 비행기 안에서 촬영된 것으로, 다소 먼 거리였는데도 추락 지점에서 잿빛 연기가 콸콸 쏟아져나오는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이 영상은 24일 오후 4시13분 기준 34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24일 돈(Dawn)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국제항공 라호르발 카라치행 A320 여객기(PK8303편)는 지난 22일 오후 2시45분쯤 신드주 카라치 진나공항 활주로에서 불과 1㎞ 정도 떨어진 주택가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 91명과 승무원 8명 등 탑승자 99명 가운데 97명이 사망했다. 이중 한국인 탑승자는 없으며 미국 국적자는 1명으로 확인됐다.

생존자는 1열에 앉았던 펀자브 은행 최고경영자(CEO) 자파 마수드와 8열 승객인 기술자 무함마드 주바이르다. 이들은 각각 골절상과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착륙 직전 갑자기 기체가 크게 흔들렸다”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고 눈에 보이는 것은 화염뿐이었다”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의용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고 있다.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여객기가 추락한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주택가에서 출동한 보안 요원들이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고기 조종사는 추락 8분 전 공항 관제소에 기술적 결함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 관제 관련 사이트인 ‘LiveATC.net’가 공개한 음성 파일에는 조종사 사자드 굴이 “우리는 엔진을 잃었다. 메이데이(Mayday·구조신호),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파키스탄 8303”이라고 절박하게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이는 추락 전 마지막 교신 내용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국제항공에 따르면 추락한 여객기의 블랙박스는 사고 당일 회수돼 사고 조사관에게 넘겨졌다. 굴람 사르와르 칸 파키스탄 항공부 장관은 23일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정부가 구성한 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회수한 블랙박스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석 달 안에 잠정 사고보고서를 발표해 사고 책임자에게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사망자 97명 유족에게 100만 루피(한화 약 770만원)씩, 생존자 2명에게 50만 루피(한화 약 385만원)씩 정부 보상금을 지급할 것”이라며 “파손된 주택과 차량 수리 비용도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망자 가족과 생존자는 이와 별개로 파키스탄국제항공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전망이다.

현재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에 대해서는 장례 절차가 시작됐다. 여객기가 추락 후 불에 타는 바람에 탑승자 시신 중 21구만 신원이 확인됐으며, 나머지는 유전자(DNA)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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