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혁명 재현한 ‘홍콩 보안법’ 반대 시위대 200여명 체포

국민일보

우산 혁명 재현한 ‘홍콩 보안법’ 반대 시위대 200여명 체포

입력 2020-05-25 06:40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의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려 하자 홍콩 시민들이 반발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이에 최루탄 등을 발사하는 등 진압에 나선 홍콩 경찰은 200여 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홍콩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소고백화점 앞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여 홍콩 보안법 ‘국가법’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 등의 팻말을 들고 “광복 홍콩 시대 혁명” “홍콩인이여 복수하라” “홍콩 독립만이 살길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완차이 지역까지 행진을 시도했고 일부 시위대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흔들기도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홍콩 보안법 제정을 반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할 경우 홍콩에 대해 조약·통상 분야 등에서 특수한 지위를 인정한 ‘미국·홍콩 정책법’을 개정해 특별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시위 참여자는 2014년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쓰고 거리에 나섰다. 우산 혁명은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홍콩 야당인 피플파워의 탐탁치 부주석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그는 경찰에 끌려가면서도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라고 외쳤다.

홍콩 경찰은 이날 8000여명을 시내 곳곳에 배치, 불법 시위가 벌어지는 즉시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대가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모이자 홍콩 경찰은 최루탄, 최루 스프레이를 뿌렸고 물대포까지 동원했다. 시위대는 벽돌과 우산, 유리병 등을 던지며 맞섰다.


이날 코즈웨이베이와 완차이, 침사추이 지역 등에서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는 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변호사협회는 시위 현장에 있던 변호사 1명이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다가 구타를 당해 머리에 피를 흘리는 중상을 입었다며 폭력 행위를 비판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 2003년에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50만 명에 달하는 홍콩 시민이 거리로 나와 “국가보안법 반대”를 외쳐 법안을 취소했었다. 그러나 지난 22일 지난 22일 전인대 개막식에서는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의 홍콩 보안법 초안이 소개해 갈등이 불거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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