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꽃’·남자는 ‘물뿌리개’…블로그 글 읽는 과제 낸 대학교수

국민일보

여자는 ‘꽃’·남자는 ‘물뿌리개’…블로그 글 읽는 과제 낸 대학교수

입력 2020-05-25 07:07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가 개인 블로그에 성차별적 인식이 담긴 글을 올린 뒤 이를 학생들에게 읽게 한 과제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회는 해당 교수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해당 글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한국외대 학생회 등에 따르면 이 대학 명예교수 A씨는 이번 학기에 담당한 경영학 관련 강의에서 수강생들에게 자신이 블로그에 쓴 글을 읽는 과제를 냈다. 이를 본 학생들은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 인식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일부 수강생은 학교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전해졌다.

A교수가 과제로 읽도록 한 글에는 여성을 ‘꽃’으로, 남성을 ‘물뿌리개’에 비유했다. 글에는 또 “집 꽃 물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시들다가 말라 죽으면 남자 손해”, “비아그라를 먹어라” 등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학생회에 따르면 A교수는 해당 글에 대해 “읽기 필수!!!!”라고 쓰면서도 “수필 앞부분 읽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음에 미리 양해 바람…. 재미로 쓴 수필이었음을 감안해 주길”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A교수도 해당 글이 부적절할 수 있음을 인지한 셈이다.

학생들은 또 A교수 블로그에 올라온 다른 글에는 “10여명의 교수와 부산에 갔다가 대낮에 창녀촌 관광을 하게 됐다”거나 막달라 마리아를 ‘창녀’로 쓴 표현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글은 과제 대상은 아니었다.

학생회는 성명을 내고 “A교수가 개인 블로그에 여성혐오적 글을 다량 게재했으며 이 글들은 수강생들에게 그대로 노출됐다”며 “A교수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책임지고 교단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했다.

학생회는 “(A교수는) 성매매 업소 밀집지역에 다녀온 것을 일종의 기행담 취급했다”며 “‘남성의 본능’이라는 허상을 쥐고 여성을 착취하는 구조에 가담하는 교수는 교육자로서 교단에 서 있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학생회 측은 지난 18일 학교 측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A교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다. 학교 측에 따르면 A교수는 ‘개인 생각을 블로그에 10년도 전에 써놓은 것을 문제 삼는 것은 과하다’며 과제로 낸 해당 글에는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교수는 현재까지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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