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종, 첫 살인 후 남긴 ‘음성 유서’…1분40초간 무슨 말 했나

국민일보

최신종, 첫 살인 후 남긴 ‘음성 유서’…1분40초간 무슨 말 했나

법조계 “재판전략인 듯”

입력 2020-05-25 09:33
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살해한 최신종(왼쪽). 오른쪽은 전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부산 실종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하고 현장을 감식하는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연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최신종(31)이 음성파일 형태의 ‘유서’를 남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향후 재판에서 양형에 유리한 판단을 받으려 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신종은 지난달 15일 새벽 휴대전화에 10개가량의 음성파일을 저장했다. 파일을 모두 합치면 1분40초 분량으로, “그동안 진짜 고마웠다” “아내와 자녀를 잘 부탁한다” 등 가족과 지인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담겼다.

파일이 녹음된 시점은 그가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른 다음 날이다. 최신종은 지난달 14일 전주에서 아내의 지인인 A씨(34)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했다. 이후 지난달 18일 부산에서 온 여성 B씨(29)도 같은 수법으로 살해했다. 경찰은 초면인 최신종과 B씨가 채팅앱에서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신종은 B씨 살해 전날인 지난달 17일 ‘약물 과다복용’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신종의 아내가 “남편이 자택에서 약물 과다복용 증세를 보인다”며 119에 신고한 것이다. 그러나 최신종은 병원 이송을 완강히 거부했고, 119 요원은 이런 최신종의 반응을 살핀 뒤 철수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결과 당시 최신종이 약물을 실제 복용했는지조차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신종은 검거 후 지난달 17일 상황에 대해 “아내가 처방받은 우울증약을 먹었다”고 진술했으나, 아내는 “약의 양이 줄어들지 않았었다”고 반박했다. 최신종이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최신종은 경찰에 긴급체포돼 유치장에 수감된 지난달 25일 자해를 하기도 했다. 그는 “편지를 쓰고 싶다”며 유치장 관리 직원에게 볼펜을 요구한 뒤 자해를 했는데, 목에 살짝 긁힌 정도의 가벼운 상처만 남았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종합해 볼 때 최신종의 ‘음성 유서가’ 향후 법정에서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법인 모악 최영호 변호사는 “유서를 남기고, 약을 복용하고, 유치장에서 자해하는 등의 행동은 심신미약을 주장해 낮은 형량을 받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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