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로 바뀐 ‘택배 왔어요~’ 안심하고 상자 뜯어도 될까

국민일보

공포로 바뀐 ‘택배 왔어요~’ 안심하고 상자 뜯어도 될까

입력 2020-05-27 17:15 수정 2020-05-27 22:32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이커머스 업계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주문을 통한 택배가 늘어난 탓에 광범위한 감염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63명까지 늘었다. 여기에 이날 마켓컬리 상온1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물류센터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계속 이동하며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얼마나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의 경우 1300여명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었고, 마켓컬리는 확진자가 근무했던 지난 24일 300여명이 근무 중이었다. 쿠팡과 마켓컬리는 근무 시 마스크와 장갑을 의무적으로 착용하고 전체 물류센터에 열감지기를 설치해 체온이 높은 직원을 체크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물류센터 규모가 크고 물건이나 상자를 옮기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이동이 많아 잠시 마스크를 내리고 있어도 즉각적으로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100% 감시는 어렵지만 최대한 주기적으로 마스크, 장갑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만일 미착용 상태가 발견되면 즉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시라’고 안내한다”며 “무엇보다도 하루에 물류센터를 2번씩 방역하고 있고, 영업소와 쿠팡카도 매일 실시간 소독을 하는 등 최대한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픽사베이

그럼에도 물류센터를 거쳐 도착하는 택배상자를 통해 전염이 되는 게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안과 우려는 여전히 높다. 실제로 SNS와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택배 뜯는 게 걱정된다’ ‘아무 생각 없이 택배상자를 뜯었는데 어떡하냐’며 걱정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은 물류센터에서 일하지 않는다”며 “물류센터에서 택배가 출고된 후부터 고객에게 도착하기까지 최소 2~3차례 방역을 거치기 때문에 택배상자를 통한 전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도 택배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건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물류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갑을 끼지 않거나 마스크를 완전히 벗은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계속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면 택배 수령 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설명했다. WHO 역시 “코로나바이러스는 서한이나 소포 등 물체 표면에서 오래 생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켓컬리 샛별배송 차량 외부에 방역을 하고 있다. 마켓컬리 제공

쿠팡과 마켓컬리는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해당 물류센터를 모두 폐쇄하고 해당 센터 직원을 전수조사하는 등 방역당국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급증한 상황에서 물류센터 폐쇄로 ‘택배대란’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쿠팡과 마켓컬리 모두 “배송 지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쿠팡의 경우 폐쇄한 물류센터에서 처리하던 물류들은 인근의 인천, 고양 물류센터뿐 아니라 전국 물류센터의 재고, 물류 상황에 따라 출고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상온1센터에서 처리하던 물류를 모두 상온2센터에서 출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쿠팡과 마켓컬리 관계자는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부족한 인원은 계속 충원해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