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2차 폭로 후 첫 수요집회서 나온 말들

국민일보

이용수 할머니 2차 폭로 후 첫 수요집회서 나온 말들

입력 2020-05-28 05:00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의혹이 추가로 폭로된 이용수(92)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이후 첫 수요집회가 열렸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지만 현장 분위기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과열된 양상이었다.

제144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됐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경과보고에서 “지난 한 주는 고통과 좌절, 절망과 슬픔의 시간이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보수단체의 무차별 고소·고발에 지난 20~21일 양일간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며 “몸이 편치 않으신 길원옥 할머니가 계신 마포 쉼터에까지 (검찰이) 들이닥쳤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과정과 언론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대목이다. 이 이사장은 이 말을 하며 눈물을 참는 듯했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외부 회계 검증 절차를 추진하며 감사 자료를 준비하는 중이었고 공익·전문·투명성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누누이 약속한 뒤였다”며 “자료를 임의제출하기로 검찰과 합의한 터라 (압수수색에 대한) 충격과 서글픔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안타까운 심경으로 지켜봤다”며 “마음이 아프고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 깊은 고통과 울분, 서운함의 뿌리를 우리 모두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자의 고통이 지금도 해소되지 않고 문제 해결이 지연되는 근본적 원인을 돌아보며 재점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는 반성도 덧붙였다.

2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1차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또 “이 할머니에 대한 비난과 공격은 제발 자제해 달라”며 “그것이야말로 운동의 의미와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직후 일각에서 배후설이 등장하는 등 비판여론이 나오는 데 따른 발언이다.

이 이사장은 “운동을 시작한 바로 그 시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오늘 수요시위에 섰다”며 “조금 더 객관적으로 사태를 지켜보며 기약할 수 없는 미래를 다시 상상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 부디 더 이상의 억측과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 달라”며 “이 끔찍한 광풍의 칼날 끝에 무엇이 남을지 제발 깊이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아물지 않은 상처! 정의연을 응원합니다’ ‘수요시위는 평화의 상징입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그러나 인근에서는 반일동상진실규명동대위 등 보수단체들이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규탄하는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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