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인가 오판인가…중국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

국민일보

자신감인가 오판인가…중국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

입력 2020-05-28 21:46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마지막날 전체회의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이 통과된 뒤 전광판에 '찬성 2천878표, 반대 1표, 기권 6표'라는 결과가 표시돼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거센 반대에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은 후폭풍에 대해 크게 염려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준비했다는 것이다.

롼쭝쩌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국의 위협은 예상했던 것이지만 법 제정을 막는 데는 소용없다”며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홍콩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이 철회된 뒤부터 홍콩보안법을 시행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말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법률 제도를 완비하겠다”고 밝힌 것이 홍콩보안법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정부가 홍콩보안법 제정이 가져올 파장을 충분히 분석하고 이에 대비해 치밀한 준비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 위협 등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롼 부원장은 “미국의 강력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홍콩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인훙 인민대 교수도 “미국 정부는 홍콩보안법 통과에 얼마나 강하게 나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것으로 보인다”며 “홍콩과 관련된 미국의 이익도 타격을 받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홍콩의 특별 지위를 박탈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낙관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은 “홍콩의 특별 지위 철회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유일한 카드이지만, 홍콩에 8만5000여 명의 미국인이 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미국의 이익도 해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웨이보를 통해 “홍콩이 글로벌 금융 허브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중국 본토와의 연계 때문이다. 미국의 태도에 따라 그 지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콩보안법 통과가 홍콩의 금융 허브 지위에 큰 타격을 미치고, 중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미국은 홍콩보안법을 강행할 경우 홍콩의 경제·통상 부문에서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는 등 다양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압박해 왔다.

추다성 대만 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일단 홍콩이 관세와 관련한 특별 지위를 잃게 된다면 홍콩 수출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비즈니스 활동은 제한을 받을 것”이라며 “홍콩에서 외국 자본이 이탈하고 홍콩의 금융 허브 지위가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홍콩주재 유럽 외교관도 “홍콩보안법에 따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생존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불확실성은 사업에 나쁘며, 시간이 흐르면서 홍콩에 대한 투자 여부 결정 시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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