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나, 세균덩어리 오지마” 쿠팡 배달원의 호소

국민일보

“짜증나, 세균덩어리 오지마” 쿠팡 배달원의 호소

입력 2020-05-31 11:15 수정 2020-05-31 13:00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연합뉴스

한 쿠팡 배달원이 시민들의 따뜻한 격려와 시선을 호소했다. 이태원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도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택배 배달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 쿠팡 배송인데, 사람들 때문에 눈물 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쿠팡 배달원은 “코로나 이후 쿠팡에서 몇 개월간 셀수 없을 정도로 물량이 팔렸다”며 “물, 쌀, 생필품, 음료 등 무거운 짐을 들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 5층 수백곳을 들렀다. 늘 유지했던 똑같은 몸무게에서 한 달 사이 7㎏가 빠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만 있어도 답답하다는데, 마스크 끼고 뛰다가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 잠시 마스크를 내렸다. 그 때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람을 만나면 괜히 미안해서, 아니 사실 눈치가 보여서 다시 마스크를 올리며 숨을 참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이태원발 확진자로 쿠팡 물류센터에서 무더기 감염이 발생하자 상황은 나빠졌다. 이 쿠팡 배달원은 그 다음날 배송을 나갔다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위아래로 훑으며 도리도리 돌리는 고개, ‘쿠팡이다’ ‘쿠팡 존X 싫어졌어. 짜증나’ 등 다 들리는 비난의 목소리, 경비 선생님의 ‘세균덩어리 오지마’ 같은 잔인한 말들. 진입도 못하게 막아버리고 그 앞에서 고개 떨구며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던 시간들.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 ‘내가 뭘 잘못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 배달은 철저한 점검 속에서 이뤄진다고 했다. 그는 “부천 확진자와 접촉한 고양물류센터 직원 1명 때문에 고양센터도 다 검사했는데 전원 음성 나왔다”며 “이제 전국 물류센터 다 전수조사 들어간다더라. 제대로 검사해서 무증상감염자가 혹여 나오는 곳이 있어도 그 센터는 바로 방역과 폐쇄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쿠팡 배달원은 사람들한테 느껴지는 감동으로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달원을 응원하는 기사 댓글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쿠팡맨들은 죄가 없다’ ‘전 세계가 사재기로 난리났을 때 쿠팡을 비롯한 모든 택배 기사들 덕분에 집에서 편하게 생필품, 먹거리 받았다. 그 때를 잊지 말아라’ ‘쿠팡맨들 힘내라’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진짜 너무 고마웠다”며 “몇 개월간 몸 아프고 마음 힘들었을 때 참았던 눈물이 한방에 콸콸콸…. 정말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다 목숨 걸고 나온다. 부귀영화 누리려는 사람 한 명도 없다. 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 같은 분들이고 진짜 가족들 먹여 살리려고 온몸에 파스 붙이고 힘겹게 나오시는 분들이다. 내일도 눈치보며, 숨어다니며 배송은 하겠지만 그래도 이 분들의 댓글을 보며 오늘은 한결 편하게 잘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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