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기억할게요” 국제 수화 강사도 놀란 ‘이 장면’

국민일보

“조정석, 기억할게요” 국제 수화 강사도 놀란 ‘이 장면’

입력 2020-05-31 14:27 수정 2020-06-01 14:20
슬기로운 의사생활 방송분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

한 국제 수화 강사가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조정석의 연기를 보고 감동 받았다고 전했다.

국제 수화 강사 서유랑씨는 30일 인스타그램에 조정석의 모습과 함께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조정석 배우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서씨는 “조정석 배우님 이름은 마음에 담아놔야겠다 싶은 게 바로 이 장면”이라며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최종화 장면을 공개했다. 조정석이 한국 수어로 농아동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극 중에서 의사 역을 맡은 조정석은 간암 환자 수술을 맡게 됐다. 드라마상에서 그는 학회 발표로 바쁜 와중에도 농아동을 위해 한국 수어를 배우고 아빠의 상태를 전했다. 조정석은 수어부터 입모양, 표정 등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서씨는 “지금까지 스크린에 나오는 배우들이 하는 한국 수어는 거의 한국어 문법을 따라 하다 보니 딱딱한 수어였다. 혹은 수어는 괜찮은데 수어랑 표정 둘 다 신경 쓰는 게 잘 안되서 버벅대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1문장만 짧게 나오는 등 늘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조정석 배우는 수어 뿐만 아니라 표정, 맡은 배역의 성격에 맞게 정말 감칠나게 수어도 잘 구사했다”며 “단순히 수어 연습한 게 아니라 여러 모로 고민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좋은 연기 고맙다. 그리고 조정석 배우님 이름 석자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서씨는 세계농아청년회를 비롯해 한국농아청년회 등에서 임원으로 활동했었다. 그는 “실제로 이와 같은 의사가 많아졌으면 바란다”며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의사들 100%가 내가 농인임을 밝혀도 계속 음성언어를 고집하거나 내가 먼저 필담을 요구해야 그제서야 펜을 들었다. 수어를 구사하는 농인 환자를 만나면 그 후에 간단한 수어 한 문장이라도 배울 의사가 있다면, 농인 환자들도 기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물론 의사들은 엄청난 진료, 수술, 공부 등 바쁘다는 거 알고 있지만 이 사소한 거 하나로 얼마나 달라질지 알았으면 좋겠다”며 “한국에서 공식언어로 인정한 것은 한국어와 한국수어 두 언어가 있다. 한 문장으로 첫 걸음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라고 말했다.

서씨는 “천천히 물결이 흐르고 있다는 걸 느끼는 요즘. 세상이 당장 바뀌는 것은 어렵지만 꼼짝 안하는 것 보다 조금씩 천천히 함께 하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조정석은 지난 2004년 연극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했다. 그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더킹 투하츠’ ‘오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 등 다수의 드라마, 영화에 출연했다. 뮤지컬 ‘헤드윅’ ‘아마데우스’ 등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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