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에 멎은 심장, 이건 살인이다” 흑인 남성 부검 결과

국민일보

“압박에 멎은 심장, 이건 살인이다” 흑인 남성 부검 결과

입력 2020-06-02 09:22 수정 2020-06-02 09:23
AP뉴시스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강압적 행위로 숨진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몸과 목을 압박당하는 과정에서 심장이 멎어 사망했다는 게 전문 검시관의 소견이다.

AP통신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검시관은 이날 관련 보고서를 내고 “플로이드의 사인은 경찰관의 제압과 억압, 목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심폐 기능의 정지”라며 “그의 죽음은 살인”이라고 밝혔다.

애초 검시관은 “외상에 의한 질식이나 교살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예비 부검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면서 “경찰에 제압된 상황, 기저질환, 그의 몸속에 혹시 있었을지 모를 알코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같다”는 주장을 했었다. 그러나 이날 최종 검시 결과에서는 경찰관의 가해 행동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진단을 한 것이다.

플로이드에게 동맥경화와 고혈압성 심장질환을 포함한 심장 질환의 징후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가 진통제인 펜타닐 중독과 각성제인 메타암페타민을 최근 복용한 흔적도 나왔다. 다만 검시관 측은 이런 요인들이 사망의 원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별도의 부검을 진행했던 플로이드 유족 측도 이날 비슷한 내용의 결과를 내놨다. 유족 의뢰로 부검한 전 뉴욕시 검시관 마이클 베이든은 “플로이드의 기저질환은 죽음을 유발하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압박으로 인한 질식이 사망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어 “플로이드가 이미 병원으로 가는 앰뷸런스 안에서 심폐소생술과 심장 충격 조치에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플로이드 유족 측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플로이드에게는 구급차가 곧 영구차였다”며 “해고된 경찰관 데릭 쇼빈이 목에 가한 압박, 또 다른 경찰과 2명이 가한 압박이 없었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플로이드는 살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국적 시위대를 만든 여론의 분노에 부검 결과까지 나오자 이미 3급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건 당시 플로이드의 등을 누르고 있었던 또 다른 경찰관 2명의 형사 처벌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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