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에 ‘부재중’ 띄우고 파업 나선 페북 직원들… 저커버그에 항의

국민일보

화면에 ‘부재중’ 띄우고 파업 나선 페북 직원들… 저커버그에 항의

트럼프 문제성 게시글 무대응에 분노… 청원 돌리고 사직서 제출도

입력 2020-06-02 16:35 수정 2020-06-02 16:36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018년 4월 11일 미국 워싱턴 캐피탈홀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페이스북 직원들이 1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화상파업’에 나섰다. 페이스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문제성 게시글에 대해 트위터와 달리 경고하거나 가리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로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페이스북 직원 수백명이 이날 자신의 디지털 프로필과 이메일 소개란에 ‘부재중’ 표시를 걸어 파업에 돌입했음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직원들의 화상파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폭도” “총격” 등의 용어로 비난하는 게시글을 올렸지만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마크 저커버그 CEO에 대한 항의 표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에 “주방위군을 투입해 폭도를 해산하겠다.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고 적어 논란을 일으켰다. 트위터는 이 게시글에 즉각 경고문을 삽입하는 등 제재에 나섰지만 저커버그는 “표현의 자유를 중시해야 한다”며 이를 용인했다.

페이스북 내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10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저커버그의 결정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하다’고 답한 직원은 19명에 불과했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화상파업 외에도 저커버그가 트럼프에 대해 지금보다 강경한 대응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을 담은 내부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저커버그가 트럼프의 막말에 적절히 대처하지 않을 경우 사직서를 내겠다는 직원도 속출하고 있다.

NYT는 십수명의 전·현직 직원을 인용해 “이번 사태는 창사 이래 저커버그 CEO의 리더십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사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리즈 부르주아 페이스북 대변인은 “흑인 사회를 필두로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며 “회사의 결정에 반대 의견이 있는 분은 누구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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