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묻지마 폭행범, 우리 빌라 살았다” 체포 목격담

국민일보

“서울역 묻지마 폭행범, 우리 빌라 살았다” 체포 목격담

입력 2020-06-03 08:15 수정 2020-06-03 09:03
'서울역 묻지마 폭행' 용의자 CCTV 화면. TV조선 보도 캡처

서울역에서 지나가는 30대 여성을 아무 이유 없이 때린 ‘묻지마 폭행’ 용의자의 체포 현장을 목격했다는 이웃 주민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 중이라는 A씨는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울역 묻지마 폭행한 사람 잡혔네요. 저희 빌라 사람이었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용의자 이모(32·남)씨의 체포 소식을 최초로 알린 YTN의 보도(오후 7시43분)가 나오기 12분 전에 게재된 글이었다.

A씨는 “아직 (관련) 뉴스 없을 거다. 저희 빌라에 원룸 사는 사람이 범인이었다”며 “방금 (경찰이) 검거해서 차에 태워서 갔다. 목격자가 (범인은) 키 180㎝에 흰색 피부라고 했는데 정확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이 이씨 집의) 문을 박살내고 들어갔는데 (이씨가) 자고 있었다고 한다. 방에 악취가 심해서 처음에는 죽은 줄 알았다고 하더라”며 “(체포돼 잡혀가면서도) 잠에서 덜 깬 건지 비몽사몽하더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본 다른 네티즌이 “그런 사람이 한 건물 안에 살았다니 소름끼쳤겠다”는 댓글을 달자 A씨는 “평소에는 이상한 걸 크게 못 느꼈다”고 다시 답글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쯤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모르는 사이인 30대 여성의 왼쪽 광대뼈 부위 등을 가격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뼈 한쪽이 골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피해자 모녀가 지난 1일 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피해자는 지난 1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넓은 공간이었음에도 어떤 남성이 의도적으로 제 쪽으로 다가와 오른쪽 어깨를 세게 부딪치면서 욕을 하기에 너무 놀라 ‘지금 뭐라고 했냐’고 소리를 쳤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제 왼쪽 광대뼈를 가격했다. 한 2m 정도 날아가 잠깐 기절을 했다”고 전했다.

SNS에 사건 내용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수사 상황에 대한 피드백 요청에 경찰이 무성의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담당수사관에게 연락을 해봐도 그냥 ‘CCTV를 보고 있다’라는 대답만 반복했다. 직접 발로 나서서 공론화를 시키고 주위에 널리 알려서 도움을 요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경찰은 “폭행 장소가 CCTV 사각지대여서 수사 초기에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역 인근 CCTV를 통해 이씨의 이동경로를 역추척해 주거지를 알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용의자는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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