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32기 공채 개그맨, 극단 시절 돈도 훔쳤었다”

국민일보

“KBS 32기 공채 개그맨, 극단 시절 돈도 훔쳤었다”

입력 2020-06-03 10:27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연구동 화장실에 불법 촬영용 카메라를 설치한 범인으로 지목된 KBS 32기 공채 개그맨 A씨에 대한 지인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사건·사고 전문 유튜버 정배우는 2일 ‘KBS 몰카범, 추가 절도사건 제보 들어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A씨와 함께 극단 활동을 했던 지인 B씨의 익명 제보를 공개했다. B씨는 과거 A씨가 극단 동료의 돈을 두차례나 훔친 사실이 있다며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그는 “후배 C씨의 집들이가 있던 날이었다. 파티가 끝난 후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A씨는 가장 마지막으로 나와 자리를 떠났다”며 “사람들을 배웅해 보낸 뒤 C씨는 지갑에서 현금 일부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자신보다 늦게 집에서 나온 A씨를 의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술기운도 있었고 평소 지갑 속 현금을 정확히 세어두지 않았기 때문에 범인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냥 그 일을 잊기로하고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결정적 계기가 된 건 C씨의 집들이 며칠 후 사건이었다. B씨에 따르면 극장 공연에는 무대 상황에 맞게 조명이나 음악을 틀어주는 ‘오퍼’라는 역할이 있다. 일반적인 공연의 경우 전문가가 따로 있지만 보통의 개그 공연에서는 무대가 없는 출연자들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당시 오퍼는 A씨와 C씨, 또 다른 단원으로 총 3명이었다.

B씨는 “A씨에게 오퍼를 맡긴 뒤 무대를 하고 돌아온 C씨는 지갑에서 현금 5만원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게 된다”며 “이미 집들이 사건으로 A씨를 의심하고 있었고, 없어진 5만원은 전날 개그맨 선배의 부산 공연을 장거리 왕복 운전해 받은 금액이었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C씨는 개그맨 공채 준비를 위해 잠시 휴직 후 극단생활을 하던 경찰관 단원에게 조언을 구했고, 이후 모든 공연이 끝나고 모인 자리에서 ‘오늘 지갑 속에 있던 현금 20~30만원이 모두 없어졌다’고 말하는 함정수사로 A씨의 반응을 살폈다”며 “A씨는 ‘전부? 아니 전부가 다 없어졌다고?’라며 화들짝 놀랐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A씨가 범인임을 확신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C씨는 “솔직히 누구인지는 알고 있다. 내게 와서 자수를 한다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그냥 넘어갈 의향이 있다”며 “그럼에도 반성이 없다면 지문이 묻은 지갑을 경찰에 보내 선처 없이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그러자 A씨는 그날 저녁 C씨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다.

B씨는 “KBS 32기 공채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고 A씨는 극단을 나가지 않고 버틴 뒤 최종 합격했다”며 “그의 나쁜 손버릇을 이미 다 알고 있는 KBS 제작진과 일부 개그맨들의 행태를 보고 지인들은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 “이번 사건이 터지자마자 모두가 ‘아 A씨구나’하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9일 불법 촬영 카메라를 발견한 한 KBS 소속 PD의 신고를 받아 현장에서 기기를 수거하고 입구 건물에 설치된 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를 쫓아 왔다. 수사가 시작되자 A씨는 지난 1일 새벽 경찰에 자진 출석해 범행을 자수했다. 해당 화장실이 있는 KBS 연구동은 각종 방송 연구기관과 언론노조 사무실, 개그콘서트 연습실이 있는 곳이다.

이후 A씨가 KBS 직원이자 공채 개그맨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KBS 측은 부인했다. KBS 개그맨 공채 시험 합격자들은 1년간 KBS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지만, 이후부터는 프리랜서 개념으로 활동한다는 게 KBS 측 설명이다.

그러나 강용석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A씨의 이름과 공채 기수 등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A씨의 개인 SNS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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