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선수 맞나?’ 삼성 외인 살라디노의 대변신

국민일보

‘그 선수 맞나?’ 삼성 외인 살라디노의 대변신

29일 NC전부터 6할 타율

입력 2020-06-03 14:28
2일 LG전에서 2루타를 때리고 있는 살라디노의 모습.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가 맞붙은 2일 잠실 프로야구 경기 1회 초 무사 1, 2루 상황. 장발과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삼성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31)가 2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변화구에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의 배트를 떠난 공은 LG 3루수 김민성의 왼쪽을 꿰뚫고 좌익 선상으로 흘러가는 완벽한 적시타가 돼 2루 주자 김상수와 1루 주자 박찬도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살라디노는 멈추지 않았다. 3회 초에도 2루타 하나를 추가해 4타수 2안타 2타점의 멀티 히트 경기를 만들어냈다. 4회 말에는 1아웃 1, 2루 위기 상황에서 좌중간을 가를 기세로 높고 빠르게 떠 오는 김민성의 깊은 타구를 빠른 발로 깔끔하게 잡아내 위기 상황을 넘기는 깔끔한 수비 능력까지 뽐냈다. 삼성 선발 원태인과 LG 선발 이민호가 각각 7이닝씩 책임진 투수전에서 살라디노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의 2대 0 승리도 불가능했다.

시즌 초반 끝이 없어보이던 타격 부진을 생각하면 최근 살라디노의 모습은 격세지감이다. 지난달 23일까지 살라디노는 빈타에 시달렸다. 14경기 39번의 타석에 들어서 단 5안타만을 생산했다. 타율도 0.128에 그쳤다.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나 수비력은 장점으로 꼽혔지만, 사실 실책도 3회 기록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살라디노가 몸값이 싼 선수도 아니었다. 올 시즌 살라디노는 삼성으로부터 90만 달러(약 11억원)를 받는다. 타율 선두(0.465)인 두산 베어스의 호세 페르난데스(32·45만 달러)와 홈런 선두(10홈런)인 LG 로베르토 라모스(26·50만 달러)의 몸값을 합친 것보다 단 5만 달러 적은 액수다. 10경기에서 1할1푼4리의 타율을 기록한 뒤 퇴출당한 테일러 모터(31·전 키움 히어로즈)가 단 35만 달러 몸값의 선수였던 걸 생각하면, 삼성이 ‘퇴출 1순위’로 꼽혔던 살라디노를 얼마나 기다려줬는지 알 수 있다.

살라디노가 삼성의 인내심에 보답하기 시작한 건 4타수 2안타의 멀티 히트를 기록한 지난달 24일 두산전부터다.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LG까지 중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살라디노는 8경기 29타수 13안타 2홈런 11타점 6득점 타율 0.448의 뜨거운 반전을 이뤄냈다. 29일 NC전부터 계산하면 4경기 연속 멀티 히트에 15타수 9안타로 6할의 타율이다. 어느 팀의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해봐도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KBO리그를 한 달쯤 경험하며 투수들에 대한 적응도가 높아지고, 타격 시 신체 밸런스를 점차 회복해낸 건 살라디노가 최근 보인 호조의 비결로 꼽힌다. 살라디노의 물 오른 타격감이 삼성의 중상위권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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