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에서도 ‘무릎 시위’ 동참 물결…FA도 ‘허용’ 입장

국민일보

EPL에서도 ‘무릎 시위’ 동참 물결…FA도 ‘허용’ 입장

‘징계 검토’ 독일 분데스리가와 대조적

입력 2020-06-03 15:4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선수단과 코치진이 지난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영상의 한 장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지지하는 의미다. 리버풀 트위터 캡쳐

재개가 눈앞에 다가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2부 챔피언십 선수들이 경기 중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에 지지를 표현하더라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재개 중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미 경찰의 폭력에 희생당한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는 골 세리머니가 이미 징계 거론 중인 것과는 대조된다.

3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경기 중에 표현될 메시지에 대해 “상식적인 접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FA 규정 상으로는 경기 중 정치·종교적, 개인적 구호나 슬로건 혹은 이미지를 내보이는 게 금지되어 있지만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성명에서 “경기장 위에서 하는 어떤 행동이나 제스쳐가 축구 규정을 어길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이는 각 사건 별로 상식과 맥락에 대한 이해에 기반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축구의 힘은 공동체 사이에 놓인 장벽을 부술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축구에서 벌어지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없앨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이번 성명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입장에서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 FIFA는 최근 성명을 통해 “조지 플루이드 사건 조명과 관련해 많은 축구선수들의 깊은 슬픔과 걱정을 이해한다”고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독일 축구협회는 분데스리가에서 관련 표현을 한 선수들을 징계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잉글랜드 출신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공격수 제이든 산초는 지난 1일 파더보른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Justice for George Floyd)’이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경기복 속에 입고 나와 내보이고선 경고를 받았다.

산초의 팀 동료 아치라프 하키미 역시 같은 경기에서 득점한 뒤 같은 문구를 내보였지만 경고를 받지는 않았다. 경기복을 머리 위까지 벗지는 않았다는 이유였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샬케 04의 미국인 미드필더 웨스턴 멕켄지가 같은 메시지를 암밴드에 적어 팔에 걸었다. 보루시아 뮌헨글라드바흐의 공격수 마르쿠스 튀랑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는 골 세리머니로 시위에 지지를 나타냈다.

독일 축구협회는 이 같은 시위 지지 표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라이너 코흐 독일 축구협회 부회장은 “국제적으로도 그렇듯 축구는 그 자체로 그 어떤 종류의 정치적 선언과 메시지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고 발언했다. 최근 리그가 진행 중인 헝가리에서도 축구협회가 같은 메시지를 경기 중 내보인 페렌츠바로시 소속 토크막 구엔에게 재발 시 징계를 줄 수 있다는 서면 경고를 내렸다.

EPL에서는 미국 출신 뉴캐슬 유나이티드 수비수 디안드레 예들린이 최근 자국의 시위 상황 관련해 트위터에 의견을 적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수많은 흑인 인권운동을 거쳤음에도 일흔 나이인 지금까지 자손들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입을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게 참담하다는 내용이었다. 리버풀과 첼시, 뉴캐슬은 구단 차원에서 시위 지지 메시지를 내보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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