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의 이해찬 언급 반박…“가벼운 징계? 중대한 일”

국민일보

금태섭의 이해찬 언급 반박…“가벼운 징계? 중대한 일”

이해찬 대표의 ‘논란 자제’ 당부에도 김해영 “중요한 헌법상 문제”

입력 2020-06-03 17:43 수정 2020-06-03 17:53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소신 투표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징계(경고)를 받은 금태섭 전 의원이 3일 “국회의원 표결을 놓고 징계하는 것은 굉장히 중대한 일”이라며 “가벼운 징계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이해찬 대표가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라고 해명한 데 따른 반박이다. 금 전 의원 징계는 당내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논란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당이 국회의원의 표결을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정말 중대한 일이다. 제가 징계를 받고 안 받고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지껏 없던 선례가 생기면 앞으로도 의원의 표결에 징계를 내리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합리적인 결론을 내려주실 것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 전 의원은 전날 당 윤리심판원에 재심을 신청했다. 당규에 따르면 재심 신청 접수 30일 내에 심의·의결해야 한다.

금 전 의원 징계를 둘러싼 당내 서로 다른 목소리는 이날도 끊이지 않았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가 공개회의로 전환되기 전 “금 전 의원과 관련된 징계 건이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게 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금 전 의원 개인적인 문제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정당민주주의 하에서 국회의원의 양심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대단히 중요한 헌법상 문제”라며 금 전 의원을 두둔했다. 또 다른 최고위원도 “김 최고위원 말이 일리가 있다. 사안이 크기 때문에 재심을 한번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도 “금 전 의원 기권표가 아니었어도 공수처법은 통과가 됐다”며 “정치적 수단을 발휘해 징계를 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당이 소속 국회의원의 표결에 징계를 내린 것은 전례가 없는데다 이번 징계가 헌법·국회법에 상충될 여지가 있어 재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던 건강보험 재정분리에 반대하다 강제 사보임된 김홍신 전 의원에 대해 합당하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 건은 본회의 표결에 대한 처분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금 전 의원과는 차이가 있다. 당규에 국회의원의 당론 위배 행위를 징계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국 사태를 두고 경선 때부터 금 전 의원과 부딪쳤던 초선 김남국 의원은 “당론 결정에도 끝까지 나만 옳다고 주장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당론과 충돌하는 일이 잦으면 무소속으로 활동하는 게 맞다” “소신발언 때문이 아니라 지역구 관리를 못해서 공천을 못 받은 것”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김 의원 발언에 당 일부서는 자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초선 의원은 정책으로 존재감을 알려야지 자꾸만 정쟁을 앞세워 튀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당에서는 정치권 전반으로 논란이 확산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윤호중 당 사무총장은 “국회의원들이 발언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의결은 행동이기 때문에 당론과 다른 행동에 대한 최소한의 징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한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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