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마스크 가리고 ‘푹’… 9세 아들 가방에 가둔 엄마

국민일보

[포착] 마스크 가리고 ‘푹’… 9세 아들 가방에 가둔 엄마

입력 2020-06-04 07:55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의붓어머니가 3일 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아홉 살짜리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을 바꿔가면서까지 7시간 동안 가둬 심정지에 이르게 한 40대 여성이 구속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이민영 영장전담 판사는 3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A군(9)의 의붓어머니 B씨(43)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볼 때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B씨의 모습은 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원 천안지원으로 향할 때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A군이 병원에 실려갈 때 입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노란색 원피스 차림의 B씨는 검정색 마스크로 얼굴을 거의 다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이동했다.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혐의로 긴급체포 된 40대 여성이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B씨는 지난 1일 천안 서북구 주거지에서 A군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두는 등 학대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은 초등학교 3학년인 A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미뤘던 이번 학기 첫 등교를 하는 날이었다.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군은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흘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군은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을 옮겨 가며 갇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애초 A군을 가로 50㎝·세로 70㎝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가 A군이 그 안에서 용변을 보자 좀 더 작은 크기 가방으로 옮겨 감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저녁 A군(9)이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 엄마 B씨(맨 오른쪽). 연합뉴스TV

이 시간 동안 A군은 물 같은 기본적인 음식물도 먹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CCTV 분석 결과 B씨는 가방 속 A군을 두고 3시간가량 외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게임기를 고장 낸 것에 대해 거짓말해 훈육 차원에서 그랬다”고 주장하고 있다.

A군은 지난달 5일 어린이날 즈음에도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이때에도 학대 정황이 있어 B씨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이 상황에 대해서도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며 범행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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