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 아들 가둬 숨지게 한 친부·계모 “10월부터 때렸다”

국민일보

가방에 아들 가둬 숨지게 한 친부·계모 “10월부터 때렸다”

입력 2020-06-04 16:40 수정 2020-06-04 17:14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의붓어머니가 3일 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의붓어머니에 의해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 안에 갇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진 9세 아이가 지난해 10월부터 수차례 아버지와 의붓어머니에게 폭행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숨진 A군은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A군의 눈과 손 등에 멍자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같은 달 13일 A군 집을 방문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경찰에 결과를 통보했다. 이후 경찰은 21일과 24일 친부와 동거녀를 불러 조사했다.

당시 조사에서 두 사람은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때렸다”며 “많이 후회하고, 훈육 방법을 바꾸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당시 분리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A군이 친부 등과 떨어져 지내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전문가의 소견과 A군의 의견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친부의 동거녀 B씨(43)는 마지막 경찰 조사 8일 뒤인 지난달 1일 A군을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했고, A군은 이틀 만인 3일 오후 6시30분쯤 끝내 숨졌다.

B씨는 애초 A군을 가로 50㎝·세로 70㎝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가 A군이 그 안에서 용변을 보자 좀 더 작은 크기 가방으로 옮겨 감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가방 속에서 물 같은 기본적인 음식물도 섭취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CCTV 분석 결과 B씨는 가방 속에 A군을 두고 3시간가량 외출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 몸 곳곳에는 오래된 멍과 상처가 있었고 허벅지에도 담뱃불로 데인 것 같은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구속한 B씨 혐의를 아동학대중상해에서 ‘아동학대치사’로 바꿔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친부를 상대로도 그동안 이뤄진 폭행에 얼마나 가담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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