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임 배후’ 이회장이 왜?… YG 마약 제보자에 “미국 가” 종용

국민일보

[단독]‘라임 배후’ 이회장이 왜?… YG 마약 제보자에 “미국 가” 종용

입력 2020-06-04 16:52 수정 2020-06-04 17:32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019년 11월 1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비아이(본명 김한빈·24)의 마약 범행을 제보한 H씨에게 YG 측의 부탁을 받고 “미국에 나가 있는 게 좋겠다”고 했던 연예기획사 대표는 라임자산운용 사태 배후로 지목된 이모(53·수배 중)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해외 도피 종용 사실을 모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이 회장은 라임 환매 중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YG의 마약 은폐 및 범인도피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는 이 회장을 범인도피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 회장은 YG가 탑(본명 최승현·33)과 H씨의 대마초 투약 사실을 인지한 2016년 10월쯤 H씨를 만나 미국으로의 도피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회장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YG 관계자의 부탁으로 곧 데뷔를 시킬 예정이었던 H씨를 미국으로 보냈다” “대형 기획사의 부탁을 들어주면 향후 H씨 데뷔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H씨를 연예인으로 데뷔시킬 생각으로 YG와 협업하던 관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에게 부탁을 전한 YG 측 일본 활동 담당 관계자 강모씨는 양현석 전 대표와 함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YG 측은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H씨는 2016년 12월 9일 미국 로스엔젤레스(LA)로 출국한 뒤 월세가 수천만원에 달하는 아파트에서 3개월가량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기 티켓과 생활비 등은 이 회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H씨가 LA에 머무르는 동안 앞서 검거된 마약 판매상이 H씨에 대한 마약 판매를 자백했고, H씨는 2017년 3월 3일 귀국 당일 공항에서 체포됐다. H씨는 경찰 조사에서 탑과의 마약 투약 사실도 진술했다.

이 회장은 2017년 3월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있던 H씨를 접견했다. 이때 이 회장과 H씨가 나눈 녹취록은 경찰이 양 전 대표에게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증거가 됐다. 접견 당시 H씨는 “YG가 다 해주겠다더니 너무 한 거 아니냐. 배신이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때 이 회장이 “너무하다. 내가 돈이라도 받아줄까”라는 취지로 대화를 나눈 녹취가 경찰에 압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사실을 지난해 11월쯤 경기남부경찰청 조사 과정에서 전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라임의 자금 2400억여원이 흘러 들어간 에스모 등 코스닥 상장사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라임에서 받은 투자금으로 다른 회사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금액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서울남부지검은 올 들어 잠적한 이 회장의 소재를 추적 중이다. 이 회장은 2011년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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