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목선 이후 또뚫린 군…밀입국 보트 수차례 포착하고도 놓쳤다

국민일보

북한 목선 이후 또뚫린 군…밀입국 보트 수차례 포착하고도 놓쳤다

입력 2020-06-05 12:44 수정 2020-06-05 17:01
지난달 25일 오후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전날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한 소형 보트를 감식하고 있다. 해경은 중국인 6명이 이 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중국인들이 소형 보트를 이용해 우리나라로 밀입국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군의 ‘경계 실패’가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안 레이더와 복합 감시카메라, 열영상감시장비(TOD) 등이 수차례 밀입국 당시 모습을 식별했지만, 운용병들이 이를 낚싯배 등으로 오인해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북한 소형 목선 사건에도 군의 해상·해안 경계 실태가 여전히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중국인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충남 태안군으로 밀입국한 사건과 관련, 경계 실태 및 조치에 관한 검열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중국인 밀입국자 8명을 태운 1.5t급 소형 보트는 지난달 20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를 출발해 다음 날인 21일 오전 11시23분쯤 의항리 방파제에 도착했다. 이어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를 타고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목포로 이동했다.

합참에 따르면 해당 보트가 의항리 방파제에 도달할 때까지 총 13차례 우리 군 감시망에 식별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안 레이더는 보트가 해안에 접근하는 과정을 6차례 포착했으며, 해안 복합감시카메라와 열영상카메라(TOD) 역시 각각 4차례, 3차례 이들의 밀입국 과정을 식별했다. 하지만 이들 장비를 운용하는 병사들이 보트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낚싯배 등으로 간주해 밀입국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 관계자는 “녹화된 해안 레이더 영상을 다시 확인한 결과, 해당 보트로 추정할 수 있는 영상이 포착됐지만, 레이더 운용병이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합참은 또 지난 4월 중순 의향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소형 보트 역시 중국인들이 밀입국 과정에서 사용한 뒤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보트 역시 해안 레이더에 3차례 포착됐지만, 운용병이 이를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해안 복합감시카메라는 저장 기간인 30일이 지나 관련 영상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참 관계자는 “지휘 책임이 있는 사단장 등 당시 감시 경계를 소홀히 한 군 관계자들에 대해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징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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