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냄새 비하 생각난다” 인종차별에 분노한 선수들

국민일보

“마늘 냄새 비하 생각난다” 인종차별에 분노한 선수들

입력 2020-06-06 16:15

국내·외 스포츠 스타들이 미국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했다. 이들은 “모두 존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며 인종차별에 항의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전사인 차두리(40) 오산고 축구부 감독은 제자들과 함께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는 6일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차두리와 오산고 축구부 선수들이 운동장 센터서클에서 오른쪽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한쪽 무릎 꿇기는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뜻한다.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2016년 처음 시작했다. 당시 한 흑인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 캐퍼닉은 이를 추모하기 위해 경기 시작 전 국민의례 대신 무릎을 꿇었다.

차두리 인스타그램 캡처

차두리는 “피부색, 태생, 환경 그 무엇도 차별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스코틀랜드 시절 기성용이 볼을 잡으면 원숭이 소리를 내던 관중, 경기 후 마늘 냄새난다고 너희 나라로 꺼지라고 하던 관중, 아직도 여기저기서 못난 사람들이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나와 우리 오산고등학교 축구부 학생들은 인종차별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피부색이든 어떤 환경에서 자랐든 모두가 존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며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조던. 연합뉴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인종차별 철폐와 사회정의 실현, 교육기회 확대를 위해 향후 10년 동안 1억 달러(약 1209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1억 달러는 스포츠 선수의 비영리단체 기부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AFP통신에 따르면 조던은 이날 나이키의 ‘조던 브랜드’와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최악의 문제들은 남아있다. 뿌리 깊은 인종주의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구 선수들 역시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경기 중 정치적 메시지를 금하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일에 대해서는 “상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은 지난 2일 홈구장 안필드의 센터서클 라인에서 한쪽 무릎을 꿇어 플로이드 사망을 추모했다.

앞서 지난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졌다. 플로이드는 자신을 체포하며 목을 누르는 백인 경찰에게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쳤다. 하지만 경찰은 가혹행위를 이어갔고 결국 플로이드는 숨졌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시위를 벌였고 점차 유혈 폭동으로 비화되고 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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