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거액의 수술비…” 이들이 ‘갓뚜기’ 외치는 이유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거액의 수술비…” 이들이 ‘갓뚜기’ 외치는 이유

입력 2020-06-17 00:10
함영준(왼쪽) 오뚜기 회장과 딸 함연지씨. 유튜브 '햄연지' 채널

이름 앞에 무려 ‘갓’(God·신)이라는 단어가 붙는 기업이 있습니다. 1969년 ‘풍림상사’로 시작한 국내 식품기업 ‘오뚜기’입니다. 인터넷에 퍼진 각종 미담 덕분에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가 최근 네티즌에게 또다시 큰 감동을 안겼습니다. 지난달 8일 오뚜기 회장의 장녀, 함연지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해진 사연입니다.

함씨는 이날 유튜브에 ‘요즘 핫한 오뚜기 레시피를 맛본 회장님의 반응은’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함씨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조리법대로 오뚜기의 여러 제품을 활용해 색다른 요리를 만들어 내는 영상이었죠. 이를 직접 맛보는 함영준 회장의 모습도 담겼습니다.

유튜브 '햄연지' 채널

기업 회장의 ‘먹방’(먹는 방송)에 많은 네티즌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신기하다” “색다르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조회수와 댓글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그중 한 댓글이 네티즌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오뚜기 덕분에 조카의 삶이 바뀌었다는 댓글이었습니다.

“1987년 제 조카가 오뚜기의 도움으로 경북대에서 심장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가난했던 부모가 꺼져가는 어린 생명을 지켜보며 눈물만 흘리고 있었는데, 오뚜기에서 심장재단을 통해 수술비 전액을 후원해주셨지요. 정말 큰 액수였어요. 조카는 건강하게 잘 자라서 의료인이 됐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20년도 더 지났지만 잊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감사 편지는 올렸지만, 오늘 회장님과 따님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유튜브 '햄연지' 채널

이 댓글을 접한 다른 네티즌은 “정말 감동적이네요. 이래서 갓뚜기라고 하나요” “이 댓글을 회장님이 꼭 보시면 좋겠어요” 등의 답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또 다른 댓글이 네티즌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런 내용의 댓글이었습니다.

“제 지인의 아기도 갓 태어나서 심장수술을 받았어요. 오뚜기 재단에서 지원받아 수술 잘 받고 지금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답니다. 그때부터 갓뚜기라고 불러요.”

‘인증 댓글’은 그 뒤로도 계속됐습니다. 영상이 게시된 지 2주, 3주가 흘렀는데도 오뚜기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이들이 속속 등장했죠.

“대학 시절 돈이 너무 없어서 학업을 중단할까 했는데 학교를 통해 거액의 오뚜기 장학재단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그때 이후로 일이 잘 풀려서 학업을 계속하게 됐고, 현재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입니다. 그때 입은 은혜를 꼭 갚아드리는 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10년 전 방황하고 어려웠던 대학생 시절, 오뚜기에서 장학금을 주셔서 더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회장님께 감사편지도 썼는데, 얼굴도 모르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립니다.”

가장 최근 댓글은 지난 12일 게시됐습니다. “오뚜기. 정말 고마운 기업입니다. 7년 전 조카가 심장병을 안고 태어났는데 오뚜기에서 전액 도와주셨어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뚜기는 저희에게 산타클로스처럼 감동적인 기업입니다.”

심장이 아팠던 아이는 의료인이 됐고, 학비가 없었던 청년은 어엿한 사회인이 됐습니다. 이들의 댓글에 수백개의 ‘좋아요’가 달린 것은 단지 한 기업의 선행이 아름다워서만은 아닐 겁니다. 예상치 못한 도움으로 누군가의 삶이 뒤바뀌는 것. 기적과도 같은 그 일에 모두 감동한 것이겠지요. 산타클로스의 선물처럼, 성탄절의 기적처럼,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이들의 사연에 많은 네티즌이 17일 오늘까지도 ‘좋아요’와 ‘댓글’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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