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수원 코로나 병동에 남겨진 편지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수원 코로나 병동에 남겨진 편지

입력 2020-06-17 15:16
연합뉴스

“입원 기간 내내 생각하며 고민했습니다. 이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멈출 듯 멈추지 않았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요즘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기저기서 집단감염 소식이 들려와 안타까움과 우려를 동시에 주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절망스러운 이들은 바로 코로나 병동 의료진일 겁니다. 여름이 다가오는 탓에 완전무장을 한 채 환자를 돌보기란 상상하기조차 힘듭니다.

그런 의료진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하는 ‘가장 힘이 나는 순간’은 환자의 완치 순간을 지켜봐 줄 때입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들의 감사 인사. 고단했던 기억이 보람과 희열로 바뀌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17일 공개한 이 사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 병동 벽면에 글자가 빼곡한 편지 두 통이 붙었습니다. 하나는 ‘주치의·간호사 선생님들께’라는 제목을 보아 의료진에게 보내는 글이었고, 다른 하나에는 ‘영양사·조리사 선생님께’라고 쓰여있었습니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이 병원에서 치료받아온 30대 여성 A씨입니다. 최근 건강이 좋아져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고 곧 도내 생활치료센터로 옮겨져 후속 치료를 받을 환자라고 합니다.

그가 이런 감사 편지를 남기게 된 계기에는 더 애틋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병원에는 A씨 뿐만 아니라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가족 모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절망에 빠져있을 때,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의 헌신이 희망을 준 거지요.

A씨는 편지에 이렇게 썼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가 고통스럽고 불안한 상황에서 두려워하고 있을 때, 따뜻하게 말 걸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간호해주셔서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매번 끼니때마다 마음이 느껴지는 맛있는 반찬과 밥 덕분에 힘내서 잘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간식 위에 붙어있던 ‘힘내라’는 메시지를 보며 눈물이 났습니다. 점점 마음에 편안함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우리나라를 지켜내고 있는 건 병동을 지키는 수많은 영웅들이라는 걸 모두 알고 있습니다. 얼른 사태가 진정돼 A씨의 바람처럼, 그들이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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