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칭 감긴 쇠사슬·애달픈 발버둥…아기 코끼리의 눈물 [영상]

국민일보

칭칭 감긴 쇠사슬·애달픈 발버둥…아기 코끼리의 눈물 [영상]

입력 2020-06-26 04:20
태국의 한 훈련소에서 새끼 코끼리 한 마리가 수직으로 박힌 나무 기둥 사이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모습. 세계동물보호협회(WAP) 유튜브 캡처

태국에서 관광용으로 사육되는 새끼 코끼리들의 잔혹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철저히 상업적 목적만을 위해 동물권을 박탈하는 인류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25일 AFP 통신에 따르면 동물권익 보호 단체인 세계동물보호협회(WAP)는 이날 태국의 한 훈련소에서 새끼 코끼리들이 잔혹한 방식으로 길들여지는 장면을 몰래 포착해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해 촬영됐는데 WAP는 혹시 모를 불이익을 우려해 훈련소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1분 분량의 영상에는 애처로운 눈빛을 한 새끼 코끼리가 수직으로 박힌 나무 기둥 사이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코끼리의 네 다리는 쇠사슬로 묶였고, 목과 몸통도 굵은 밧줄로 꽁꽁 매여 있다. 쇠사슬과 밧줄은 모두 기둥에 단단히 고정돼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통신은 이 나무 구조물을 ‘으스러뜨리는 상자’(crush box)라고 전하고, 코끼리 한 마리는 며칠째 이곳에 갇혀 있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이 밖에도 사육사의 조련 아래 코끼리들이 두 다리로 걷는 장면이나, 밧줄을 목에 묶고 나무를 돌다가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 등도 담겨 있다.

WAP는 영상을 찍을 당시 8마리의 새끼 코끼리가 어미 코끼리로부터 강제 분리된 채 훈련을 받았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또 영상에는 없지만 코끼리를 부리는 이들이 명령어를 알아듣도록 끝이 뾰족하고 갈고리가 붙은 막대기로 반복해서 찌르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태국 내에서만 2800여 마리의 코끼리가 이런 식으로 훈련 받은 뒤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니거나 공연을 하는 데 이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동물보호협회(WAP) 유튜브 캡처

WAP는 영상 자막을 통해 관광객들에게도 각별한 메시지를 전했다. 코끼리들이 공연하는 장소를 찾지 말고,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관광상품을 이용하지 않으면 이같은 잔혹한 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요청이었다.

WAP 야생동물 수의사인 얀 슈미트-버바흐는 “이들이 상업적 관광을 위해 이용되는 코끼리들의 마지막 세대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태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관광객이 급감하자, 일부 관광시설이 코끼리를 고향으로 돌려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은 일시적인 것으로, 태국 정부의 코로나19 규제가 풀리면 상황이 다시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고 야생동물 보호 활동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