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역사 왜곡 멈춰라” 앞뒤 안 맞는 日의 망언

국민일보

“한국은 역사 왜곡 멈춰라” 앞뒤 안 맞는 日의 망언

입력 2020-06-28 17:02
일제 강점기 조선인 징용 피해자가 강제 노역한 해저 탄광이 있던 일본 나가사키시 소재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이었던 ‘군함도’(하시마·端島)의 세계유산 등재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유네스코에 보내자 일본 우익 언론이 “한국은 역사 왜곡을 그만두라”는 망언을 쏟아냈다.

산케이 신문은 28일 자 지면에 이같은 제목의 사설을 실어 “국민징용령에 근거해 1944년 9월 이후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이 말하는 강제노동은 없었다”며 “임금 지급을 동반한 합법적인 근로 동원에 지나지 않으며 내지인(일본인)과 같은 조건에서 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문화유산 등록은 1850년대부터 1910년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태평양 전쟁의 종전이 임박했을 때의 탄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썼다.

또 군함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언급하며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당시 탄광 노동은 가혹한 조건에 있었다. 그 사실을 정확하게 전시하고 있고 노동자는 내지인과 한반도 출신자로 구성됐다는 점도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재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유네스코에 대해 한국이 사실(史實)을 왜곡한 주장을 하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며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려는 한국의 자세는 악의가 있는 정치 공작”이라고 분노했다.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나온 국제기구의 판단은 물론 일본 정부의 발표와도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한 예로 국제노동기구(ILO)는 일제강점기 징용이 사실상 불법 노동이라는 입장을 이미 오래전부터 고수해왔다. ILO 1999년 3월 펴낸 전문가위원회 보고서에는 ‘일본이 2차 대전 중 한국과 중국의 노동자를 대거 동원해 자국 산업시설에서 일을 시킨 행위는 협약 위반’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당시 ILO는 “동원된 피해자 개인의 배상을 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일본이 한국에 지급한 자금 등 이른바 ‘국가 간 지급’이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군함도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가 결정된 2015년 7월 제2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정부 대표 역시 타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제 노역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사토 구니 당시 주 유네스코 일본 대사는 “일본은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 노역하게 했다”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도 징용 정책을 시행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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