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이라고?” 산속 나체 형제 엄마 진술에 공분한 네티즌

국민일보

“훈육이라고?” 산속 나체 형제 엄마 진술에 공분한 네티즌

입력 2020-06-30 06:10 수정 2020-06-30 06:11

서울 개화산에서 자정이 넘은 새벽 시간에 벌거벗은 채 맨발로 산에서 내려온 9살, 8살 초등학생들이 발견됐다. 아이들을 산에 데려다 놓은 것은 엄마였다. 아이들은 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발견돼 임시보호기관으로 옮겨졌으며 경찰은 이를 아동학대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SBS는 경찰과 구청 관계자 등을 인용해 지난 20일 새벽 1시40분쯤 서울 개화산 근처에서 ‘옷을 안 입은 초등학생들이 걷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어린이 2명은 벌거벗은 채 발바닥에 피를 흘리며 산을 내려가고 있다는 신고였다. 신발도 신지 않은 채 깊은 밤 산길을 내려온 아이들은 도로 근처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9살, 8살 형제였던 아이들을 산 위에 데려다 놓은 것은 다름 아닌 어머니 A씨(40)였다. A씨는 아이들을 차에 태워 산 중턱에 내려놓은 뒤 자리를 떠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을 위해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할머니가 형제를 보살피는데 종일 말썽을 피워 혼내려 했다는 것이다.

구청 관계자는 SBS에 “그날따라 아이들이 정말 힘들게 했나 보다. 막 어지럽히고”라며 “일시적으로 갑자기 ‘호랑이가 잡아갈 수도 있어, 말 안 들으면!’ 이런 식으로 한 번은 혼내야 하겠다(생각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훈육’이라는 말에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훈육이라고 하기엔 너무 가혹하다” “지문 없어지라고 후라이팬으로 지진 창녕 계부와 뭐가 다른가” “부모 자격 박탈하라” “아이만 낳았다고 부모가 아니다” “저체온증으로 아이들이 죽을 수도 있다” “제발 훈육 핑계 대지 말라”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아동학대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가해자인 부모들이 ‘훈육 차원’이라는 취지의 진술했다는 점에서 대중들이 분노가 거세지는 것으로 보인다. 충남 천안에서 9살 남아를 가방에 가둔 40대 동거녀도 경찰 조사에서 훈육을 위해 가방에 가뒀다고 진술을 했다. 의붓아버지와 친어머니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탈출한 경남 창녕 9살 소녀의 친모와 계부도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을 해 훈육 차원에서 체벌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훈육이라고 하기엔 가혹했다.

경찰은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A씨를 입건하고 추가 학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법원은 A씨에게 자녀들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아이들은 A씨와 격리된 채 임시 보호기관에서 심리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건강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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