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인민군에 첨단 기술 넘어간다”…홍콩 특별지위 박탈 개시

국민일보

미국 “중국 인민군에 첨단 기술 넘어간다”…홍콩 특별지위 박탈 개시

입력 2020-06-30 09:46 수정 2020-06-30 09:54
미국 “수출 허가 예외 등 중단…추가 조치 검토”
“홍콩에 군사 장비와 첨단 기술 제품 수출 중단”
“중국 인민해방군과 공안에 첨단 기술 넘어갈 우려”
뉴욕타임스 “금융 제재는 취하지 않아” 일말의 여지

마카오에 주둔한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해 10월 1일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게양하고 있다. 신화사·뉴시스

미국 정부는 29일(현지시간) 수출 허가 예외 등 홍콩에 대한 일부 특별대우를 박탈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이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를 전면적으로 폐지하는 보복 조치 절차를 개시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또 “중국 인민해방군과 공안(경찰)에 첨단 군사 기술이 넘어갈 수 있다”면서 홍콩에 대해 군사 장비와 특정 첨단 기술 제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제 조치도 내놓았다.

미국은 중국이 이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자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과 미·중 경제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광범위한 금융 제재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일말의 타협 여지는 남겨놓았다는 것이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보안법을 시행할 경우 그 지역(홍콩)의 자치권은 약화되고, 민감한 미국 기술이 중국 인민해방군이나 중국 공안부(경찰)에 넘어갈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지난 3월 10일 미국 하원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AP뉴시스

로스 장관은 이어 “이런 위험들은 미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며, 홍콩 특별지위 박탈을 낳았다”고 강조했다. 로스 장관은 그러면서 “수출 허가 예외 등을 포함해 미 상무부가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혜택 규정이 중단됐다”며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없애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도 검토되고 있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로스 장관은 “우리는 중국에 즉시 방침을 되돌릴 것과 중국이 홍콩 주민과 전 세계에 했던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국은 홍콩에 대해 군사 장비와 상업·군사적 ‘이중’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첨단 기술에 대한 수출을 중단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은 홍콩을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아닌 ‘한 국가 한 체제’로 대하고 있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로 미국 기업들은 중국·러시아 등 미국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국가들처럼 홍콩에 대해서도 민감한 특정 첨단 기술 제품을 수출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금융 제재를 취하지 않으면서 대화의 틈은 남겨놓았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조치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기준으로 홍콩에 대한 미국의 전체 수출량에서 군사 장비·첨단 기술 제품 수출은 2.2%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NYT는 일부 반도체 기업 등 홍콩에 위치한 다국적 기업들은 이번 조치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이날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뒤 영국으로부터 홍콩의 주권을 넘겨받은 7월 1일부터 이 법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중국을 향해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투자·무역·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지위를 보장해 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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